하나투어가 면세점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담은 보고서를 낸 증권사 애널리스트에게 기업탐방 금지령을 내려 '갑횡포' 논란에 휩싸였다.
국내 증권사 32곳의 리서치센터장들은 7일 공동성명을 내어 "연구원들이 상장사에 대해 합리적인 비판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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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 |
논란은 교보증권의 한 연구원이 3월30일 발표한 하나투어 투자보고서에서 비롯됐다.
이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하나투어가 면세점 개장이 미뤄지면서 기존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며 하나투어 목표주가를 20만 원에서 11만 원으로 하향조정했다.
하나투어 주가는 보고서가 나온 날 5.08% 떨어졌고 나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그 뒤 하나투어 IR(기업설명) 담당자가 교보증권에 전화를 걸었다. 그는 "연구원의 견해에 오류가 있다"고 항의한 뒤 회사탐방과 정보제공을 금지하겠다는 취지의 압박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하나투어 관계자는 “알려진 내용들은 과장된 면이 있다”며 “상식적으로 회사가 증권사와 연구원을 상대로 갑횡포를 부린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언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보고서에 대한 항의의 표현이었다”며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제대로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하면서 목소리가 높아진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리서치센터장들은 “조사분석자료는 투자자를 포함한 자본시장의 소중한 자원”이라며 “상장회사의 성장성 등 기업가치에 관한 의견은 시장참가자마다 다를 수밖에 없고 증권사 연구원들은 비판적 견해를 얼마든지 밝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준호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위원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상장사들이 좀 더 세련된 방법으로 불만을 표현하게 되기를 바란다”며 “또 증권사의 보고서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연구원들은 객관적인 자료를 전문적으로 깊이있게 분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