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 회장에서 물러나 전문경영인체제 구축
구본걸은 2021년 3월 LF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2006년 11월 처음 대표이사에 오른 뒤 14년 4개월 만이다.
구본걸은 LF의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사업들을 발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구 회장의 빈자리는 오규식 LF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상균 LF 대표이사 부사장이 맡았다.
오규식 부회장이 LF의 전반적 경영전략과 재무관리, e커머스사업 및 미래사업 추진을 책임지고 김 대표는 패션사업을 맡고 있다.
재계는 LF 2세들이 아직 어린 만큼 한동안 오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전문경영인 체제가 지속될 것으로 바라본다.
현재 차기 오너로 기대받는 인물은 구본걸의 장남 구경모씨와 구본걸의 조카이자 구본진 전 부회장의 장남인 구성모씨다.
구경모씨는 지분 0.13%, 구성모씨는 지분 1.18%를 보유하고 있다.
△인수합병 통한 사업 다각화로 생활문화기업을 향한 발걸음
LF는 패션부문 매출이 전체 매출의 80%가량을 차지하는 기업이지만 식음료, 리빙, 화장품 등 사업 다각화를 꾀했다.
패션부문은 2010년대 들어 성장 정체가 뚜렷해지는 만큼 비중을 줄여 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2019년 기준으로 최근 5년 동안 국내 패션시장 성장률은 1%대에 그치면서 성장세가 둔화됐다.
구본걸이 인수합병시장에서 본격적 행보를 보인 것은 2017년부터다.
2017년 3월 제1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호텔업, 관광숙박업, 관광객 이용시설업’, ‘오락과 문화 및 운동 관련서비스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하고 외식, 화장품, 호텔 등 신사업으로 보폭을 적극 넓혔다.
2017년에만 6건의 인수·합병(M&A)을 실시했는데 식자재 유통업체만 3곳이었다.
LF는 주류업체 ‘인덜지’ 지분 53%를 62억 원에 사들였고 일본 식자재업체 모노링크 지분 100%를 300억 원대에 매입했다. 인덜지는 스파클링 와인 ‘버니니’ 등을 국내에 독점수입해 유통하는 회사다.
유럽 식자재 업체인 구르메(구르메F&B코리아)의 지분 71.69%도 360억 원에 인수했다. 구르메F&B코리아는 치즈, 유제품, 캐비어, 푸와그라 등 식품수입판매사업을 하는 중소기업이다.
구르메 인수는 중장기적으로 외식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LF는 2007년 LF푸드를 100% 자회사로 설립해 식품사업을 시작했는데 이들을 인수해 중장기적으로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화장품사업도 추진했다. 서울 청담동에 프랑스 화장품 ‘불리 1803’ 매장을 운영했으며 네덜란드 화장품 ‘그린랜드’의 독점 사업권을 획득해 LF의 편집숍인 ‘어라운드 더 코너’에서 판매하기도 했다.
2018년에는 코람코자산신탁을 인수하며 사업영역을 부동산사업으로 넓혔다.
2021년 현재 코로나19 영향으로 외식사업은 부진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화장품 브랜드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외식 등 기타사업 비중은 여전히 5% 수준이다.
하지만 코람코자산신탁은 도시정비사업과 리츠사업 호조로 역대급 실적을 내며 LF 버팀목이 돼 주고 있다.
2021년 상반기 코람코자산신탁은 매출 1176억 원, 영업이익 361억 원을 내면서 이미 2020년 한 해 실적을 뛰어넘었다.
| ▲ 구본걸 LG패션 대표이사(왼쪽)와 에드워드 리 대만 먼신가먼트그룹 회장이 2012년 12월7일 서울 압구정동 LG패션 본사에서 헤지스 브랜드의 대만 독점 수출계약을 맺은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 LG패션 > |
△패션사업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
LF가 LG그룹에서 독립한 이후에도 패션사업은 LF의 꾸준한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2010년 매출 1조 원을 넘어선 뒤 2013년 1조4860억 원, 2014년 1조4601억 원, 2015년 1조5710억 원으로 정체기에 빠졌다.
이 과정에서 악성 재고 등이 늘어나면서 수익성도 악화했다. 이에 2012년부터 수익성이 떨어지는 매장을 정리하고 일부 브랜드를 접는 등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2016년에는 여성복 질바이질스튜어트와 남성복 일꼬르소의 백화점 매장을 철수하고 이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등 효율성 개선작업을 진행했다.
그동안 부진했던 스포츠의류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2017년 상반기에 질스튜어트스포츠를 선보였으며 2019년에는 오랫동안 효자 노릇을 하던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 매장도 철수했다.
대신 LF는 닥스와 헤지스, 질스튜어트 등 패션 브랜드를 집중해 육성했으며 던스트, 챔피온 등 MZ세대(1980년대~2010년대 출생자) 소비자를 겨냥한 스트리트패션사업에도 공을 들였다.
△LG그룹 계열분리 및 회사이름 변경
2014년 4월 회사이름을 LG패션에서 LF로 바꿨다. LF는 ‘Life in Future’의 약자다.
이로써 2007년 LG상사에서 계열분리한 지 7년 만에 LG그룹과 관계를 끝냈다. 그때까지 매년 매출의 0.14%를 브랜드 사용료로 LG그룹에 내왔다.
회사이름에서 ‘패션’이라는 단어를 빼 단지 패션기업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생활문화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구본걸은 2006년 11월 LG패션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LG그룹에서 LG패션을 계열분리하는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당시 LG패션은 LG상사의 패션사업부문이었다.
2007년 12월 LG패션은 LG상사의 대주주 사이 지분 이동을 통해 독립법인으로 분사했다.
△LG패션 글로벌기업 초석 닦아
구본걸은 2004년 LG상사 내부 사업부문이었던 패션&어패럴(이후 LG패션) 부문장(대표이사 부사장)을 맡으면서 패션업을 이끌기 시작했다.
라푸마(아웃도어), 헤지스, 모그(여성) 등을 내놓으며 LG패션의 상품군을 남성패션뿐 아니라 여성과 아웃도어로 확대하면서 글로벌 패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LG패션은 당시 중장년층 남성고객을 주요고객으로 삼고 있었는데 이를 여성 고객과 젊은 고객으로 더욱 넓혀가려는 전략을 구사했고 각 브랜드가 순조롭게 시장에 안착하면서 LG패션의 경쟁력 강화에 톡톡히 제몫을 다했다.
2007년 4월 헤지스의 중국 진출을 준비하기 시작해 같은해 9월 LG패션 최초로 해외에 첫발을 내딛기도 했다.
구본걸이 자리를 옮긴 뒤 2007년 12월 계열분리되기 전까지 3년의 기간은 LG패션이 가장 크게 변화한 시간으로 꼽힌다.
△LF의 걸어온 길
LF는 1974년 출범한 반도상사(구 락희산업)의 패션사업부(반도패션)에 뿌리를 두고 있다.
반도패션은 일본 도쿄스타일과 기술제휴를 맺은 뒤 1975년부터 신사복과 액세서리, 캐주얼 패션을 내놨다.
이후 1980년대에는 조다쉬, 닥스 등 해외브랜드를 국내에 들여와 운영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들며 자체브랜드인 타운젠트와 티피코시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반도상사는 회사이름을 1984년 럭키금성상사로 바꿨다가 1995년 다시 LG상사로 바꿨다.
이에 따라 반도패션은 회사임을 1995년 LG반도패션, 1996년 LG패션으로 바꿨다.
2004년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손자이자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의 장남인 구본걸이 LG패션의 부문장을 맡았다.
2006년 지분교환 등을 통해 LG상사에서 인적분할됐다.
2014년 LG그룹에서 계열분리돼 LF로 이름을 변경했다.
LF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구본걸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45.87를 쥐고 있다. 최대주주는 구본걸(19.11%)이다. 주요 주주로 구본순 전 고려조경 부회장(8.55%), 구본진 전 LF 부회장(5.84%), LF네트웍스(4.31%) 등이 있다.
이들은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의 후손들이다. LF네트웍스는 후손들 소유의 가족회사다.
자회사로는 LF푸드, LF패션(유통회사), LF코프, 라푸마코리아, 코람코자산신탁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