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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이 카메라부품사업을 자동차 전장부품시장으로 확대하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삼성그룹이 자동차 전장부품사업을 신사업으로 꼽고 전장사업팀을 가동하면서 삼성전기는 새로운 성장동력의 발굴이 시급했는데 천군만마와 같은 힘을 얻게 됐다.
이 사장이 카메라부품사업을 기반으로 자동차 전장부품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할 경우 삼성전기의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 의존도도 크게 줄어 사업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게 된다.
◆ 카메라부품, 전장부품시장 진출 길 열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삼성전자 전장사업팀과 협력해 자동차 전장부품인 카메라센서의 개발에 들어갔다.
카메라센서는 차량이 주변상황을 읽어 차량간 간격조절, 차선유지 등의 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해 주는 핵심부품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삼성전기가 카메라부품인 렌즈와 카메라 구동모터 등의 개발을 담당하고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이미지센서를 비롯한 반도체 부품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윤태 사장은 카메라부품사업을 전장부품시장으로 확대할 수 있는 길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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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기가 생산하고 있는 VGA(640x480)화질의 차량용 카메라모듈. |
전장부품시장은 자동차업체들이 전장부품에 높은 안전성을 요구하면서 공급사례가 풍부한 기업에게 납품을 맡겨 신규업체가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꼽힌다.
하지만 삼성그룹의 역량이 결집돼 사업을 진행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삼성전기는 그룹 차원의 공급사 확보로 후광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전장사업 진출은 삼성전기가 단독으로 사업을 진행할 때보다 시너지가 클 것"이라며 "후발주자로서 필요한 강력한 우군을 만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 카메라부품, 스마트폰 공급으로 성장한계
삼성전기는 그동안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카메라부품을 공급하며 성장해 왔다.
삼성전기는 카메라모듈사업을 하는 DM사업부의 매출비중이 전체 매출의 45% 정도에 이른다.
스마트폰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으면서 삼성전기도 더 이상 스마트폰에 카메라부품을 공급하는 것만으로 성장을 보장받기 힘든 상황에 처했다.
삼성전기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 206억 원으로 3분기보다 79% 급감했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의 수요감소로 매출이 하락해 수익성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률이 올해 한 자릿수대로 떨어지는 등 성장이 빠르게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사업의 전략을 수익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수정하고 있는 점도 삼성전기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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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 태플릿PC 등에 들어가는 삼성전기 카메라모듈 제품. |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갤럭시S7의 판매량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으면 삼성전기에 부품단가를 낮춰달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자동차 전장부품시장은 삼성전기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교보증권은 "카메라부품의 가장 큰 시장은 자동차부품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판매단가도 전자제품에 탑재되는 것보다 3배 이상 높아 카메라모듈업체들의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 삼성전기, 험난했던 전장부품 도전
삼성전기는 2년 전부터 신사업추진팀을 꾸려 MLCC(적층세라믹콘덴서)를 중심으로 전장부품시장에 도전했지만 기대만큼 전장부품사업을 확대하지 못했다.
삼성전기가 지난해 전장부품사업으로 거둔 매출은 전체매출의 1%도 미치지 못했다.
무라타, TDK 등 일본 MLCC 경쟁업체들이 이미 차량용 MLCC 분야에서 지배력을 굳히고 있어 삼성전기는 MLCC 제품만으로 전장부품사업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아직 MLCC이 전장부품사업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하긴 힘들다"며 "일본 경쟁업체들보다 후발주자여서 시장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카메라부품사업을 통한 전장부품시장 진출은 이 사장에게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기는 전장부품시장을 공략할 무기가 하나 더 생긴 것”이라며 “전장부품시장을 공략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의 폭도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