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이 단독대표 취임 뒤 반기 만에 높은 이익 증가를 보이며 자산운용업계 판도를 흔들고 있다.
KB자산운용은 보험계열사 일임자산 운용에 힘입어 삼성자산운용이 지키고 있던 순이익 2위 자리를 꿰찼으며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순이익 404억 원을 내며 삼성자산운용(373억 원)을 제쳤다.
KB자산운용은 순이익 규모면에서 줄곧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이은 3~4위권 자산운용사로 자리잡고 있었는데 올해 이 대표 단독체제 출범 이후 2강구도를 깨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하게 됐다.
2020년만 해도 KB자산운용은 순이익 551억 원, 삼성자산운용은 순이익 705억 원 규모를 거두며 200억 원 넘는 격차 보였었다.
이 대표가 올해 역대 최대 반기실적과 함께 2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데는 KB손해보험과 KB생명 등 보험계열사 일임자산 덕이 컸다.
9일 기준으로 KB자산운용의 투자일임액은 55조6227억 원이다. 지난해 대비 17.9%(9조9363억 원) 커진 규모다.
같은 기간 주요 자산운용사 투자일임액 증가률 살펴보면 삼성자산운용 2.4%, 한국투자신탁운용 11.35%, 미래에셋자산운용 5.25% 등으로 KB자산운용의 증가세를 따라오는 곳이 없다.
앞서 이 대표는 올해부터 조직개편을 통해 부채투자연계(LDI)조직을 LDI본부와 LDI전략실로 확대하면서 보험계열사의 자산운용 기능을 강화한 바 있다.
LDI본부에는 한승철 본부장을 비롯해 KB손해보험과 KB생명의 자산운용부 출신 인력이 대거 포진됐다.
KB자산운용과 KB금융그룹 보험계열사들은 올해 말까지 일임계약 규모를 지금보다 7조 원가량 늘려 63조2천억 원까지 확대하기로 한 만큼 일임자산 규모는 지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중요도가 커지고 있는 상장지수펀드에서도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 양강구도를 깨려는 시도를 지속하며 업계 2위 자리를 수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상반기 KB자산운용은 코스피200, 코스피200TR, 나스닥100, KBSTAR미국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ETF와 KBSTAR유로스톡스50ETF 등 지수추종 상장지수펀드의 운용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낮추면서 경쟁에 불을 지폈다.
향후 테마형 상장지수펀드 등을 통해 상품군을 다양화하는 데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KB자산운용은 이르면 이달 안으로 메타버스 상장지수펀드를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심사를 받고 있다.
8월31일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5년 국채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인 'KBSTAR 국채선물5년 추종 상장지수펀드(ETF)'와 'KBSTAR 국채선물5년 추종 인버스 ETF'를 내놓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