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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유럽 반도체 공격적 투자, 삼성전자 TSMC 빈 곳에서 추격 발판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  2021-09-08 13: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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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팻 겔싱어 인텔 CEO가 현지시각 7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2021 행사에 참석해 말하고 있다. <인텔>
팻 겔싱어 인텔 CEO가 유럽에서 대규모 투자를 추진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은 삼성전자와 대만 TSMC의 공장이 없는 곳이다.

겔싱어 CEO는 아직 취임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잇따라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놓으며 후발주자임에도 파운드리사업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8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겔싱어 CEO가 내놓은 유럽 파운드리 투자는 삼성전자와 TSMC의 빈자리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겔싱어 CEO는 유럽에 향후 10년 동안 800억 유로(약 110조3천억 원)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 2곳을 새로 짓겠다고 이날 독일 IAA2021(국제모터쇼) 행사에서 발표했다. 

새 공장은 자동차용 첨단반도체를 주로 생산한다.

유럽에는 자동차용 반도체를 개발하는 기업이 많다. 네덜란드 NXP와 독일 인피니언,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이 대표적이다. 완성차기업이 직접 반도체를 개발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자동차용 반도체는 성능과 내구성이 탑승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기술장벽이 높은 부품이다. 

하지만 자동차용 반도체를 만드는 파운드리기업은 통상 큰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품종 소량 생산이 이뤄져 한 업체가 많은 물량을 확보하기 어렵고 완성차기업의 원가절감 요구도 들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겔싱어 CEO는 인텔이 파운드리사업에서는 후발주자인 만큼 많은 고객사 확보가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유럽 거점을 통해 자동차용 반도체 일감을 차지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삼성전자와 TSMC 등 파운드리 선도기업의 손길이 직접 닿지 않는 지역이기도 하다.

시장 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세계 파운드리시장 점유율은 2분기 매출기준 TSMC 52.9%, 삼성전자 17.3% 등으로 나뉜다. 삼성전자와 TSMC가 파운드리시장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두 기업 모두 유럽에는 생산기지가 없다. 삼성전자는 한국과 미국, TSMC는 대만을 중심으로 반도체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TSMC가 최근 독일 등과 현지 반도체공장 설립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구체적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인텔은 삼성전자나 TSMC와 달리 1989년부터 아일랜드에서 반도체공장을 가동해 왔다. 여기에 유럽 새 공장이 추가되는 만큼 이 지역 내 반도체 고객사와 접촉이 더욱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용 반도체 수익성 자체도 시간이 흐를수록 개선될 공산이 크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이 발달하며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가 점차 커지는 한편 자동차용 반도체에 요구되는 기술 수준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인텔은 자동차 전체 원가구조(BOM)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4%에서 2030년 20%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자동차 반도체시장이 2020년 500억 달러에서 2030년 1150억 달러 규모로 2배 이상 늘어 전체 반도체시장의 11%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겔싱어 CEO는 이에 따라 반도체공장 설립계획과 동시에 ‘인텔 파운드리서비스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세계 최고 수준인 인텔의 설계역량을 바탕으로 반도체 고객사들이 더 수준 높은 공정에서 반도체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인텔의 자동차용 반도체 고객사들은 처음에는 ‘인텔16’ 등 비교적 오래된 공정을 기반으로 반도체를 설계하는 방법을 배운 뒤 향후 ‘인텔3’, ‘인텔18A’ 등 더 수준 높은 공정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받게 된다.

인텔은 BMW, 폴크스바겐, 다임러, 보쉬 등 완성차업체와 주요 공급업체 100여 곳이 인텔 파운드리서비스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참여할 의사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들이 인텔의 잠재적 반도체 고객사가 될 가능성이 짙다.

겔싱어 CEO의 과감한 투자가 삼성전자 TSMC를 추격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겔싱어 CEO는 뒤늦게 시작한 파운드리사업 기반을 닦기 위해 곳곳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3월 파운드리사업 진출 선언과 함께 미국 애리조나에 200억 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 2곳을 새로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뒤이어 5월에는 미국 뉴멕시코에 파운드리사업을 위한 반도체 후공정 공장을 짓는 데 35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이번 유럽 파운드리 투자까지 포함하면 취임 첫해에 벌써 3번째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놓은 셈이다. 전체 투자규모는 1천억 달러(약 116조5천억 원)를 넘는다.

겔싱어 CEO는 올해 1월 취임했다. 재무 전문가인 밥 스완 전 CEO와 달리 엔지니어 출신으로 앞서 인텔에서 최초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기도 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분야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정체된 인텔의 반도체 경쟁력을 일신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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