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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경쟁 격화, 김기남 삼성전자의 기술우위 확보에 고심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03-17 11:5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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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이 세계 AP(모바일프로세서)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기술적 우위를 지켜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만 TSMC가 AP 미세공정 기술력을 빠르게 높이며 위탁생산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미디어텍 등 다른 업체들도 자체 AP 기술력을 높이는 등 거세게 추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 사장이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보여주기 위해 AP와 메모리반도체를 합친 통합칩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는 주문이 나온다.

◆ TSMC 미세공정기술 개발에 속도

17일 외신을 종합하면 TSMC와 미디어텍 등 세계 AP업체들이 기술력을 높이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AP 경쟁 격화, 김기남 삼성전자의 기술우위 확보에 고심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
대만 TSMC는 AP 위탁생산에서 50% 정도의 압도적인 세계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AP 설계업체인 ARM과 협력해 7나노 미세공정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TSMC는 7나노 공정으로 생산된 AP를 스마트폰뿐 아니라 서버와 사물인터넷기기 등 고성능 AP가 필요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시장을 확대하기로 했다.

ARM은 AP 설계 전문기업으로 애플의 A9와 삼성전자의 엑시노스7 시리즈, 퀄컴의 스냅드래곤 시리즈 등이 모두 ARM의 설계를 기반으로 개발된다. ARM의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AP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85%에 이른다.

TSMC는 삼성전자와 AP 미세공정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큰 이점을 안게 됐다.

김기남 사장은 삼성전자의 AP 미세공정기술 개발에 주력하며 세계 최초 14나노 미세공정을 상용화해 지난해 애플의 A9와 퀄컴의 '스냅드래곤820' 위탁생산을 수주했다.

김 사장은 AP 위탁생산에서 시장의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해 올해 말부터 10나노 미세공정으로 생산된 AP의 양산도 본격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TSMC 역시 올해 하반기 10나노 기반 AP의 양산계획을 잡은 데 이어 다음해부터 7나노 공정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공언하며 미세공정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AP 공정기술에서 뒤처져 위탁생산 고객사를 TSMC에 빼앗긴다면 시스템반도체에서 실적타격을 피할 수 없다. 세계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악화하고 있는 만큼 시스템반도체 부문의 실적은 더 중요해졌다.

세계 1위 반도체기업인 인텔 역시 올해 10나노 AP의 양산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혀 고객사 확보를 위한 업체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사장은 위탁생산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삼성전자의 자체 AP 엑시노스 시리즈의 시장을 더욱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 자체 AP 시장확대도 만만찮아

하지만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역시 시장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해 있다.

미디어텍은 프리미엄 AP 신제품 '힐리오X20'을 출시한 데 이어 최근 차기작인 힐리오X25를 공개했다. 힐리오 시리즈는 주로 메이주 등 중국업체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된다.

  AP 경쟁 격화, 김기남 삼성전자의 기술우위 확보에 고심  
▲ 미디어텍의 프리미엄 AP '힐리오X' 시리즈.
전자전문매체 폰아레나는 "미디어텍의 신제품은 프리미엄 AP시장에서 퀄컴의 스냅드래곤820과 견줄 수 있는 정도"라며 "전력효율과 그래픽성능에서 더 앞설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텍은 힐리오 시리즈의 시장을 스마트폰에 이어 고성능 가상현실기기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또 3D카메라 등 차세대 기술도 지원하도록 미리 대비했다.

화웨이의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개발한 AP의 성능 역시 세계 대형 업체들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하이실리콘의 신제품 기린950은 일부 성능실험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S7에 탑재된 '엑시노스8890'보다 우위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빠르게 둔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성능 AP의 경쟁력마저 잃을 경우 성장동력인 시스템반도체에서 미래를 확신할 수 없게 됐다.

김 사장은 엑시노스 시리즈만의 차별화 요소를 만들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 사장은 엑시노스8890에서 최초로 자체개발한 고속 통신칩을 탑재한 시스템온칩(SoC) 설계를 선보인 데 이어 향후 메모리반도체까지 합친 완전한 통합칩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와 메모리반도체가 통합된 시스템온칩 제품은 연산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어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 분야에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도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시스템반도체와 메모리반도체 기술력을 모두 확보한 삼성전자의 경쟁력은 시장변화에서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며 "인텔 등 경쟁사보다 앞서 원칩솔루션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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