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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라이프스타일 따라 잡는다, 신동빈 유통 위기에 인수합병 재가동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  2021-09-02 15: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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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유통부문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인수합병(M&A) 전략을 재가동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정체된 유통부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한 데 인수합병은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2일 롯데그룹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롯데그룹의 한샘 인수 관련 검토는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두 곳에서 모두 진행해 신동빈 회장이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한샘은 롯데지주와 롯데쇼핑에서 모두 검토하고 있는 단계로 아직 투자주체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한샘 인수를 검토하는 것은 코로나19로 바뀐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이에 따른 롯데그룹 유통업의 변화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이커머스 관련 사업이 성장했을 뿐만 아니라 가구를 구입하고 이를 재배치하는 인테리어시장의 규모도 급격히 커졌다. 이는 집이 단순한 휴식공간을 넘어서 다기능공간으로서 활용도가 높아진 것을 의미한다.

국민소득의 증가도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1인당 국민 총소득은 3만1천 달러로 3만 달러를 넘어섰다.

유통업계에는 “국민소득 1만 달러시대에는 차를 바꾸고, 2만 달러에 집을, 3만 달러 시대에는 가구를 바꾼다”는 말도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이미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선 국가에서는 공통적으로 집을 꾸미려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가구, 인테리어시장은 급성장했다.

롯데그룹과 경쟁관계에 있는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리바트(현재 현대리바트)를, 신세계그룹은 2018년 까마시아(현재 신세계까사)를 인수하며 일찌감치 가구사업에 뛰어든 것도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봤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유통 경쟁사보다 조금 늦은 것인데 한샘을 인수한다면 단숨에 국내 가구업계 1위에 오를 수 있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소득이 3만 달러에서 4만 달러로 높아지는 과정에서는 인구구조의 변화와 함께 생활패턴의 변화가 유발될 수밖에 없다”며 “홈퍼니싱(집꾸미기)사업의 부상으로 인테리어·리모델링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고 물리적 보안 수요, 반려동물 확산, 간편식 수요 증가 등이 나타날 것이다”고 전망했다.

신 회장은 이처럼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는 데 발맞춰 인수합병(M&A) DNA를 다시 깨우고 있다.

최근 롯데지주의 인수합병 전략을 총괄하는 경영혁신실 아래 헬스케어팀을 신설하고 삼성전자 출신의 우웅조 상무보를 영입한 것도 다가오는 초고령화사회에서는 헬스케어가 차세대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의 스타트업 투자 전문기업 롯데벤처스는 6월 시니어 헬스케어 플랫폼 ‘케어닥’에 투자하기도 했다.

롯데쇼핑이 올해 3월 200억 원을 중고나라에 투자한 것은 젊은 세대의 소비방식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중고거래는 최근 MZ세대(1980~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에게 새로운 소비방식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부를 과시하는 ‘플렉스’와 가성비(가격대비성능)를 모두 중시하는 20~30대에게 중고거래 플랫폼은 가장 합리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공간이 된 셈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8월4일 발표한 ‘세대별 온라인 소비행태 변화와 시사점’을 보면 2020년 번개장터 등과 같은 중고물품 거래 플랫폼의 20대 소비는 2019년보다 111% 늘었다. 게다가 2020년 전체 온라인 명품 중고거래 규모의 약 61%를 20~30대가 차지하는 결과가 나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와 인수 등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유통업계의 빠른 변화를 따라가기 위해 인수합병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은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과감한 인수합병으로 롯데그룹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며 성공적으로 그룹 규모를 키웠다. 2016년 삼성그룹의 화학부문을 약 3조 원에 인수했으며 최근 상장에 성공한 롯데렌탈(옛 KT렌탈)도 2015년 1조 원에 사들인 곳이다.

최근 몇년 동안은 대규모 인수합병이 없었지만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하는 등 여전히 적절한 매물이 나오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롯데그룹은 한샘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 다나와 등 최근 기업이 매물로 나올 때마다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서민호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롯데그룹의 유통부문은 온라인소비 성장과 유통채널의 경쟁 심화, 소비패턴 변화 등이 더욱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경쟁사 대비 대응이 늦어짐에 따라 주력사업의 수익기반이 약화됐다”며 “사업역량을 강화하고 저성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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