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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화'한 이세돌, 알파고 읽어내기 시작했다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6-03-13 18: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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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파고화'한 이세돌, 알파고 읽어내기 시작했다  
▲ 1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리치 매치' 알파고와 네번째 대국에서 승리한 이세돌 9단에게 데미스 하사비스(오른쪽) 구글 딥마인드 대표가 축하인사를 전하고 있다.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국에서 승리한 뒤 환하게 웃었다. 이 9단의 승리에 바둑계는 물론이고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도 축하를 보냈다.

이 9단은 13일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4국에서 알파고에 180수만에 불계승을 거둔 뒤 기자회견에서 “한 판을 이겼는데 이렇게 축하를 받아본 것은 처음”이라며 “수많은 격려 덕택에 거둔 1승"이라고 말했다.

이 9단은 “이전과 이후의 어떤 것과도 바꾸지 않을 1승”이라고 승리의 기쁨을 표현했다.

이 9단은 “알파고가 백보다 흑을 잡았을 때 힘들어 하는 것 같다”며 “생각지 못한 수가 나왔을 때 대처능력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 9단은 4국에서 백으로 이겼으니 마지막 5국에서 흑으로 이기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9단은 전날 3국에서 패배한 뒤 “알파고는 놀라운 프로그램이지만 신의 경지는 아니다”라며 “알파고가 조금은 약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는 이 9단에게 축하의 뜻을 전하며 “세 번의 패배에도 이 9단의 전투적 기세가 훌륭한 경기를 만들었다”며 “초반 알파고는 본인이 우세하다고 생각했지만 이 9단의 묘수와 복잡한 형세로 실수가 나왔다”고 말했다.

하사비스 대표는 “4국은 알파고에게 소중한 패배”라며 “이 대국을 통해 알파고의 문제점을 파악해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9단은 4국에서 앞선 세 차례의 대국보다 공격적 수로 투지를 발휘했다. 경기를 지켜본 전문가들은 이번 대국이 가장 이 9단다운 대국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9단은 이번 대국에서 난전을 유도하면서도 시간을 충분히 활용하며 침착하게 수를 이어갔다. 이 9단이중앙에서 78수로 절묘한 ‘신의 한 수’를 두자 알파고는 79수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이어 85~89수까지 이 9단에게 오히려 유리한 수를 남발했다. 이 9단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세력을 크게 넓혔다.

이후 이 9단은 초읽기로 몰렸지만 집중력을 발휘해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알파고의 맹렬한 추격을 차단했다. 알파고는 끝내기 뒷심을 발휘했지만 이 9단의 두터운 방어선을 무너뜨리지 못하고 결국 돌을 던지고 말았다.

현장에서 해설을 맡은 송태곤 9단은 “이 9단이 알파고의 생각을 알아간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9단이 상식에서 벗어난 수를 두면서 틀을 깨고 ‘알파고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송 9단은 “알파고가 이번 대국에서 미세한 약점을 보였기 때문에 5국에서 더 재밌는 대국을 벌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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