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리니지W의 정보가 공개된 직후 글로벌 이용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0일 기준으로 리니지W의 사전예약 신청을 200만 건 이상 받았다. 19일부터 리니지W 사전예약을 받기 시작한 지 하루 만의 성과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15시간 만에 신청자 200만 명이 몰렸다”며 “이는 국내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가운데 역대 최단 기록이다”고 말했다.
리니지W가 과거에 출시된 리니지 관련 게임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준 점이 빠른 사전예약 증가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W 이전에 리니지 지식재산을 활용해 만든 게임을 살펴보면 PC온라인게임 리니지와 리니지2, 모바일게임 리니지M과 리니지2M이 있다.
이 리니지 관련 게임들은 정통 판타지풍 세계관, 정형화된 사냥과 퀘스트 구조, 비교적 단순한 스토리 등 특징을 보여준다고 평가된다.
리니지W가 이전의 리니지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다른 것은 매우 어둡고 무거운 판타지 세계관을 채택했다는 점이다.
최근 글로벌시장에서 인기를 얻은 게임의 상당수가 어두운 분위기로 진행되는 점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캐릭터 4종별로 모두 다른 스토리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기존의 리니지 관련 게임들보다 풍부해진 서사와 퀘스트가 지원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리니지W는 글로벌 이용자가 선호하는 어두운 판타지풍의 게임”이라며 “게임 속 이야기가 풍부해 리니지 세계관을 다채롭게 완성했다는 점에서 게임의 스토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글로벌 이용자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리니지W는 엔씨소프트에서 개발한 게임 가운데 최초로 플레이스테이션5와 닌텐도 스위치 등의 콘솔(게임기기) 플레이 지원이 예정된 작품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콘솔게임시장 규모가 작지만 글로벌시장 전체를 살펴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콘솔게임은 2019년 기준으로 글로벌 게임시장 매출액의 25%가량을 차지했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를 시작으로 글로벌시장 중심의 크로스플랫폼 대응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전략적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에게도 리니지W의 성공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 리니지 지식재산이 ‘내수용’이라는 평가에서 벗어나 해외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할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리니지 지식재산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왔다. 그는 한 매체 인터뷰에서 “리니지는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고 리니지 관련 게임 광고에 여러 차례 직접 등장하기도 했다.
리니지 지식재산을 앞세운 글로벌 진출도 계속 시도해 왔다. 2001년 리니지를 미국시장에 내놓았고 2018년에는 글로벌시장을 목표로 삼은 모바일게임 리니지2:다크레거시도 공개했다.
그러나 리니지 미국 서비스는 2011년 종료됐고 리니지2:다크레거시는 정식으로 서비스되지 못했다. 다른 리니지 관련 게임들도 대만 정도를 제외하면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엔씨소프트는 경쟁사들보다 해외매출의 비중이 낮은 점이 약점으로 꼽혀 왔는데 여기에도 핵심 수익원인 리니지 관련 게임들의 글로벌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김 사장에게 리니지W는 글로벌시장에 던지는 승부수인 셈이다. 그는 19일 온라인 쇼케이스에서도 “마지막 리니지를 준비한다는 심정으로 리니지W를 개발했다”며 각오를 다졌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리니지W는 글로벌시장을 향해 만들어진 게임으로 볼 수 있다”며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지역에 연내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