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실적이 좋은 캄보디아 자회사의 잔여지분 인수시기를 앞당기고 현재 고전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계열사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등 신남방정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상반기 인도네시아와 미얀마 지역에서 고전하며 해외사업부문 실적이 줄었다.
19일 KB국민은행에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라삭마이크로파이낸스 인수는 옵션을 당초 정해진 기간에 행사한 것이 아니라 조기실행한 것이다"고 말했다.
전날 KB국민은행은 캄보디아 소액대출 금융기관(MDI)인 프라삭마이크로파이낸스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잔여지분 30%를 3783억8597만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2019년 12월 프라삭마이크로파이낸스 지분 70%를 인수하기로 결의하고 잔여지분 30%는 2년 뒤에 취득하기로 했다.
지분취득 자체는 이미 결정됐던 일이지만 예정됐던 것보다 완전자회사 편입시기를 앞당긴 것이다.
사업이 잘되고 있는 만큼 빠르게 지배력을 늘리고 KB금융그룹의 역량과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결합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꾸준히 이익을 늘리고 있는 프라삭마이크로파이낸스의 지분을 확대하면서 수익성지표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라삭마이크로파이낸스는 현재 안정적 성장세를 보이며 반기 기준으로 순이익 906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351억 원)과 비교해 158% 급증했다.
KB국민은행은 또 KB부코핀은행 유상증자를 통해 4천억 원의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KB부코핀은행은 상반기 순손실 663억 원을 내며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지 잠정실적 발표에 따르면 KB부코핀은행이 상반기 흑자전환한 것으로 나타나지만 대손충당금 관련 회계처리 규정의 차이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도네시아 관광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매금융 부문이 위축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현재 인도네시아 경제는 고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2.8%로 전망된다.
다만 KB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의 성장 잠재성을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반기사업보고서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공급망의 탈중국 현상 등에 힘입어 거시경제 여건 개선이 기대된다"며 "2014년~2019년 연평균 경제성장률인 5.0% 수준을 보일 것이다"고 전망했다.
특히 전기차배터리 원료인 니켈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라는 특징이 강점으로 부각되면서 코로나19 이후 친환경정책 확산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거점으로 부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향후 정상적으로 경기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KB국민은행은 상반기 해외법인에서 순이익 335억 5천만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거둬들인 455억4천만 원(런던법인 청산비용 제외)보다 21.9% 줄었다.
KB부코핀은행 이외에도 군부 쿠데타로 정상영업이 불가능한 미얀마에서 순손실 54억 원 규모를 봤다.
반면 KB캄보디아은행은 순이익 50억4900만 원, KB국민은행 중국 법인은 95억4100만 원을 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93.4%, 26.8% 늘어났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