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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결단 기다리는 삼성전자 현안 쌓였다, 가석방 뒤 서초사옥으로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1-08-13 15:4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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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 뒤 곧바로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으로 이동했다.

이 부회장은 가석방으로 풀려나면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는데 삼성전자 등 경영현안을 살펴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765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용</a> 결단 기다리는 삼성전자 현안 쌓였다, 가석방 뒤 서초사옥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13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서울구치소를 나오자마자 자택이 아닌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찾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찾은 이유를 놓고서는 "아직 파악된 내용이 없다"고 덧붙였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찾아 경영현황을 보고받고 사업전략을 가다듬는 시간을 보냈을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나온다.

글로벌 반도체시장이 급변하면서 삼성전자도 대응책을 내놓고는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이 대응책을 실행하는 데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 현안을 시급히 챙기기 위해 삼성전자 서초사옥부터 찾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170억 달러(19조 원가량)에 이르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투자 후보지로 텍사스주 2곳, 애리조나주 2곳, 뉴욕주 1곳을 놓고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계획은 2020년 말부터 외신들을 통해 가능성이 제기됐다. 실제 투자계획을 공식화한 것은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올해 5월 말 한국과 미국 정상회담에 비공식 경제사절단으로 방문했을 때다.

대규모 투자인 만큼 삼성전자도 계획을 신중하게 준비할 수밖에 없다는 시선이 많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신중을 기하는 사이 글로벌 파운드리업계 경쟁사들은 발빠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 1위 회사인 대만 TSMC는 지난 4월경 미국 애리조나주에 113조 원을 투자해 5나노미터 이하의 초미세공정을 도입한 파운드리 라인을 최대 6개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TSMC는 현재 독일과 일본에서 진행할 파운드리 추가 투자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인텔은 2018년 파운드리사업에서 철수했으나 올해 1월 시장 재진입을 선언했다. 인텔도 3월경 TSMC와 마찬가지로 미국 애리조나주에 200억 달러(23조 원가량)를 들여 파운드리공장을 새로 짓는 투자를 확정했다.

현재는 유럽 파운드리공장 신설계획과 함께 글로벌 4위 파운드리회사인 미국 글로벌파운드리(Global Foundries)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재계에선 이전부터 대규모 투자는 전문경영인이 결정하기에는 부담이 큰 만큼 이 부회장이 오너경영인으로서 결단을 내려야 하는 사안이라고 보는 시선이 우세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풀려나면서 삼성전자 서초사옥부터 찾은 것은 그동안 지연됐던 반도체 투자 등 굵직한 현안들을 점검하기 위해서였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부회장이 결단을 한다면 그만큼 글로벌 반도체시장에서 삼성전자의 행보에 탄력이 붙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그룹의 다른 전자계열사들도 중대한 현안들을 마주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4분기 안에 TV용 대형 퀀텀닷올레드(QD-OLED)패널을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투자계획이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어 계획대로 4분기 안에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9년 10월 기존 LCD(액정표시장치) 생산라인을 대형 퀀텀닷올레드패널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데 13조1천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투자 결정이 내려지기에 앞서 2019년 8월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사업장을 찾아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을 강조했다.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퀀텀닷올레드패널 양산계획은 디스플레이업계에서 ‘이재용 프로젝트’로 불려졌다.

삼성SDI도 미국에서 배터리공장 신설 투자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로이터는 13일 미국 일리노이주 지역신문을 인용해 “삼성SDI가 일리노이주 중부 노말 지역에 배터리공장을 짓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미국 배터리 투자계획을 이전부터 검토해 왔으나 투자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일리노이주도 투자 후보지 가운데 하나로 일반적 미팅을 진행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미국에서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과 글로벌 4위 완성차회사 스텔란티스에 전기차배터리를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배터리공장 설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으로 여겨진다.

삼성SDI는 미국에서 3조 원에 가까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거론된다. 이 부회장의 복귀로 투자계획 추진에 속도가 붙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이 사면에 따른 완전한 자유의 몸은 아닌 만큼 직접 경영활동에 나서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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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오며 기자들에 가석방 소회를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는 이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풀려난 뒤에도 보호관찰을 받아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1개월 이상 국내·외 여행을 할 때 미리 보호관찰관에 신고해야 한다.

보호관찰이 실제로 이 부회장의 행보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이전에도 해외순방을 수차례 다녀왔으나 1개월 이상을 체류한 일은 거의 없었다”며 “1개월 이상 체류할 때도 허가를 받을 필요 없이 신고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가석방으로 풀려난 경제범죄인은 형기가 끝날 때까지 취업활동이 금지된다. 때문에 이 부회장이 경영일선에 나서기는 쉽지 않아 오너경영인으로서 결정할 일에 집중하면서 사면복권을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구치소를 나오며 “저를 향한 걱정과 비난, 우려, 큰 기대를 잘 알고 있다”며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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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nny
hi, my darling. i missed you so much.   (2021-08-15 19:5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