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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지주사 SK이노베이션에 불안한 시선, 김준 뭘로 바꿔내나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1-08-05 15:2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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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순수 지주회사 역할로 변신한 뒤 기업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주주들이 불안해 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은 배터리소재와 배터리 재활용사업 등을 새로 키워 기업가치를 높여가기 위해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Who] 지주사 SK이노베이션에 불안한 시선,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939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준</a> 뭘로 바꿔내나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와 석유개발(E&P)사업을 분할한 뒤 순수 지주회사 역할을 맡게 되는 데 따른 기업가치 하락 가능성을 놓고 시선이 엇갈린다.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배터리사업 자회사 SK배터리(가칭)가 분할 뒤 상장을 통해 성장성을 더욱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SK이노베이션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 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사업을 물적분할한 뒤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확보가 투자금 마련에 가장 현실적 방안이며 배터리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문제”라며 “자금확보 방법이 구체화함으로써 저평가돼 있는 배터리사업 가치가 점진적으로 반영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와 달리 배터리사업 분할 및 상장에 따른 지주사 할인(모회사 디스카운트)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지주사 할인은 모회사와 사업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해 있다면 모회사의 기업가치에 반영되는 자회사의 기업가치가 저평가되는 현상을 말한다.

하나금융투자는 5일 SK이노베이션 주식 투자의견을 매수(BUY)에서 중립(Neutral)으로, 목표주가를 기존 31만 원에서 27만 원으로 내려 잡았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모두 낮춘 이유를 놓고 “향후 배터리사업 기업공개에 따른 지분가치 희석 및 지주사 할인은 피할 수 없게 됐다”며 “자체 생존이 가능한 구조로 가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와 석유개발사업 분할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7월1일과 분할결정을 공개한 4일 SK이노베이션 주가는 각각 8.8%(2만6천 원), 3.75%(9500원) 하락하며 이런 시선이 반영됐다.

SK이노베이션도 4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기업가치 하락 가능성을 향한 주주들의 불안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 자체 기업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 발굴에 주력할 것이다”며 “새 사업 발굴을 통해 투자자들이 존속법인에 투자할 이유를 계속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그룹의 중간지주사로서 배터리와 석유개발사업까지 분할하면 당분간 자체사업이 없는 순수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된다.

김준 총괄사장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친환경’을 방향으로 두고 새 사업 발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 총괄사장이 사업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설 분야로는 배터리소재분야가 꼽힌다.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배터리가 친환경사업의 선두격으로 여겨지는 만큼 배터리소재 역량 강화는 SK이노베이션 기업가치 상승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배터리업계에서는 시장의 빠른 성장에 따라 소재 확보가 배터리사업의 핵심역량으로 떠오르고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배터리사업 성장을 위해서는 소재사업 경쟁력 확보도 필수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며 “소재의 안정적 조달과 원가 경쟁력을 위해서 배터리기업들이 여러 방면으로 소재사업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고 내다봤다.

국내 배터리3사를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 LG화학은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를 주력으로 하면서 최근 LG전자 화학전자재료사업을 양수하기로 해 분리막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LG화학은 음극재 바인더와 전해액 첨가제도 생산하고 있다.

삼성SDI는 울산사업장에 증설하고 있는 양극재 생산설비를 자회사 에스티엠에 양도하면서 양극재사업 경쟁력 강화를 노리고 있으며 에코프로비엠과 합작사 에코프로이엠에서도 양극재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를 통한 전기차 배터리용 습식 분리막뿐 아니라 5월 중국 배터리기업 EVE에너지, 중국 배터리소재기업 BTR 등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양극재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정했다. 배터리와 석유개발사업 분할 뒤 양극재를 포함해 배터리 소재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아울러 폐배터리 재활용(BMR)사업을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는데 이 역시 배터리사업과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를 회수해 리튬과 니켈, 코발트, 망간을 회수하는 사업모델을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고순도리튬 회수 기술을 개발해 54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25년부터 연간 폐배터리 30GWh(기가와트시)를 재활용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총괄사장은 SK이노베이션 자체 투자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회사들이 보유한 기업가치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향후 단순물적분할 방식으로 자회사가 되는 SK배터리(가칭) 상장 과정에서 구주매출을 활용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5월 SK아이이테크놀로지 상장에서도 구주매출로 1조3476억 원의 미래 투자금을 확보했다.

기존 자회사들의 지분매각도 하나의 방법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SK종합화학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4월에는 SK루브리컨츠 지분 50%를 1조1천억 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김 총괄사장은 SK그룹 내에서도 손꼽히는 전략 전문가로서 사업 발굴이라는 SK이노베이션의 순수 지주회사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총괄사장은 ‘선투자 후수주’라는 공격적 전략을 내세워 후발주자로 여겨지는 배터리사업을 키워왔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수주잔고는 현재 1TWh(테라와트시)로 글로벌 3위에 위치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 총괄사장은 2019년 4월 분리막사업을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로 분할해 올해 상장을 이끌며 새 사업 발굴과 안착에 지속해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김 총괄사장은 7월1일 SK이노베이션 스토리데이(Story Day)에서 “배터리사업 분할 뒤 지주사 디스카운트(할인)이 더 강해질 수 있다”면서 “연구개발(R&D), 인수합병 등으로 신규 사업을 발굴해 추가 기업가치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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