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를 잇는 세계적 히트상품을 키우기 위해 냉동식품을 비롯해 장류, 면류 등에서 신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비빔면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비비고 유수면'을 향한 국내 소비자 반응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 CJ제일제당이 5월 내놓은 비비고 유수면.
24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면 배합방식 등이 바뀐 비비고 유수면을 7월 초부터 전국 유통점을 통해 공급한다.
비비고 유수면은 일종의 비빔면인데 물을 끓이지 않고도 조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팔도나 농심, 오뚜기 등의 비빔면과 차별점을 지닌다.
비비고 유수면은 면과 고명을 통째로 채반 같은 데 놓고 흐르는 물에 1분 정도 풀어준 뒤 비빔소스만 넣으면 조리가 끝난다.
CJ제일제당은 유수해동기술을 적용해 이런 조리법을 구현한 뒤 올해 5월 ‘소고기고추장비빔 유수면’, ‘들기름간장비빔 유수면’ 등 비비고 유수면 2종을 국내에 출시했다.
비비고 유수면은 출시 초반만 해도 차별화한 조리법으로 소비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해동 과정에서 면이 불고 생각보다 조리법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혹평을 받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나 유튜브의 비비고 유수면 '먹방' 영상의 최신 게시글을 보면 ‘매우 배고플 때 먹으면 그나마 먹을만 하다’, ‘차라리 물을 끓여 국수를 삶아 먹겠다’ 등 부정적 반응이 적지 않다.
CJ제일제당으로서는 유수면을 향한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려놓는 일이 무척이나 절실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비비고 브랜드에서 내놓은 제품이 소비자들로부터 따가운 혹평을 받은 것은 사실상 유수면이 처음이다. CJ제일제당이 신제품을 한 달 만에 개선하는 다소 이례적 결정을 내린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브랜드에서 만두를 이를 히트상품을 키울 필요가 크다는 점에서도 유수면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은석 대표이사는 2020년 12월 CJ제일제당의 경영을 맡은 뒤 2030년까지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비비고 만두같은 흥행제품이 있으면 이런 계획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해외시장 공략에서 특히 글로벌 한식 브랜드인 비비고를 앞세우고 만두, 김치, 국·탕·찌개, 한식반찬, 장, 밥, 김, 죽, 면 등 모두 9개 카테고리에서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데 만두를 빼고는 각 카테고리에서 이렇다 할 흥행제품을 두고 있지 않다.
최 대표는 CJ제일제당 홈페이지 CEO 인사말에서 “국내 식품 1위기업에 안주하지 않고 더 건강하고 편리한 먹을거리로 고객에게 다가가고자 한다”며 “우리의 우수한 한식을 세계에 널리 전파하며 현지 음식과 한식을 결합한 새로운 ‘K-푸드’ 제품을 통해 2030년에는 글로벌 톱5 식품회사가 된다는 목표를 세워뒀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