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21-06-14 16: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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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카카오가 동남아시아 웹툰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남아 웹툰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해 시장 선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동남아시장을 교두보 삼아 향후 중국 웹툰시장에 뛰어드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 네이버(위쪽)와 카카오 로고.
14일 웹툰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동남아 웹툰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했다고 각자 주장하면서 시장의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네이버는 모바일메신저 라인의 인기를 앞세워 동남아 웹툰시장에 먼저 뛰어들었다. 태국과 대만 기준으로 2014년부터 현지에서 웹툰사업을 해왔다.
카카오는 상대적으로 후발주자다. 최근 태국과 대만에서 웹툰사업을 시작한 데 이어 하반기 안에 다른 동남아 지역에도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카카오는 새 웹툰플랫폼 카카오웹툰을 태국과 대만에 내놓은 지 며칠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양쪽에서 만화앱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태국과 대만에서의 반응을 보면서 카카오웹툰의 글로벌 출시에 자신을 품게 됐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카카오의 발표 직후 네이버웹툰이 인도네시아와 태국, 대만에서 월간 순사용자 수(MAU) 기준으로 현지 앱마켓의 만화앱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자료를 내놓았다.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동남아 지역의 월간 순사용자 수를 공개했다. 보도자료로 “네이버웹툰은 현지에서 많은 사용자를 확보했으며 사용자 수와 수익 모두 1위다”고 못박기도 했다.
동남아 웹툰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곳으로 평가된다. 인구가 많은 데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관련 콘텐츠를 찾는 수요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주요 동남아 지역 6곳(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의 전체 인구만 해도 6억 명을 넘어섰다.
태국 한 곳의 웹툰을 비롯한 전자책시장 규모만 살펴봐도 2022년 기준 1억48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동남아 웹툰시장을 선점하면 향후 글로벌 웹툰사업의 몸집을 키우는 데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그만큼 네이버와 카카오 양쪽 모두에게 동남아 웹툰시장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대만과 같은 중화권 지역까지 고려하면 동남아 웹툰시장을 잡은 기업이 향후 중국 진출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글로벌 웹툰시장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중국시장에서는 한한령 등의 영향을 고려해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여왔다.
네이버웹툰은 중국에서 2016년부터 웹툰사업을 하고 있지만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카카오는 텐센트에 한국 웹툰을 번역해 공급하는 방식으로 간접적 진출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중국 웹툰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성장 잠재력이 큰 곳으로 꼽힌다. 이를 고려하면 네이버와 카카오도 향후 진출 확대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코트라가 분석한 중국 첸진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중국 웹툰시장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129%씩 성장해왔다.
웹툰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동남아 웹툰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왔고 카카오도 신흥사업자로서 진출 초기부터 상당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며 “두 기업이 동남아 웹툰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한국 웹툰의 현지 영향력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