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현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이 국내 폐기물처리시장에서 독보적 1위를 확보하고 해외시장까지 진출하기 위해 공격적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
안 사장은 회사이름을 SK건설에서 SK에코플랜트로 바꾸면서 3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는데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4개의 폐기물처리 회사를 인수하기로 하고 4177억 원을 쏟아 넣기로 했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가 지난해 EMC홀딩스 인수를 포함해 이번에 4개 회사 인수까지 모두 1조5천억 원을 폐기물처리회사 인수합병에 투입하는 것을 두고 국내시장에서 1위로서 지위를 탄탄히 한 뒤 해외진출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증권업계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시장에 나오지 않은 회사들까지 접촉해 매각의사를 묻고 있다는 말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이름 변경 때 알린 것처럼 친환경부문에서 투자를 이어가겠다”며 "이번 인수를 통해 수처리뿐 아니라 하루 876톤(의료폐기물 제외)의 폐기물 소각용량을 보유한 국내 1위 사업자로 도약하게 됐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 3일 4개 폐기물회사를 4177억 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SK에코플랜트는 회사에 있는 보유자금과 인수금융 등을 활용해 인수대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기존에 수처리부문 1위에 이어 폐기물소각부문에서도 1위에 오르게 된다.
SK에코플랜트는 2023년까지 3조 원을 투자해 친환경신사업 개발과 기술혁신기업의 인수합병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5월24일 내놨는데 한 달도 안 돼 4천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입하기로 한 셈이다.
안 사장은 국내사업을 기반으로 역량을 키우면서 아시아 거점국가에서 교두보를 확보한 뒤 아시아 전역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겠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
안 사장은 “인수를 통해 환경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본격적으로 확장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며 “국내를 넘어 아시아 대표 환경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사업 관련 투자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 신년사에서 지난해 인수했던 EMC홀딩스 중심으로 환경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SK에코플랜트는 맥쿼리자산운용으로부터 폐기물소각기업인 클렌코를 2151억 원에 사들인다.
클렌코는 충북 청주에서 폐기물 소각과 폐열을 이용한 스팀 생산 및 공급 등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소각로 3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하루 처리용량은 352톤이다.
사모펀드 E&F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는 산업용 폐기물처리기업인 대원그린에너지를 505억 원, 새한환경을 975억 원에 인수한다.
대원그린에너지는 충남 천안에 있는 폐기물 소각 및 폐열 발전기업으로 소각로 1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하루 처리용량은 72톤이다.
새한환경도 대원그린에너지와 같은 충남 천안에 위치한 폐기물소각기업이다. 소각로 2기를 통해 하루 96톤의 처리 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의료폐기물회사인 DDS의 인수를 위해 KDB산업은행과 546억 원 규모의 주식양수도계약(SPA)도 맺었다.
DDS는 충남 논산에 위치한 의료폐기물 소각기업으로 올해 초에 처리용량을 기존 하루 9.8톤에서 36톤으로 증설했다.
SK에코플랜트는 “DDS 인수를 통해 산업폐기물뿐만 아니라 의료폐기물 소각장까지 확보해 환경사업의 영역을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국내 폐기물처리시장 규모는 2019년 17조4천억 원에서 2021년에는 19조4천억 원, 2023년 21조5천억 원, 2025년 23조7천억 원으로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폐기물처리시장 규모 역시 2017년 3300억 달러(약 401조 원)에서 2025년 5300억 달러(약 645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높아지고 있는 부채비율은 안 사장의 과감한 투자행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SK에코플랜트의 부채비율은 2021년 1분기 기준 402.3%다. 부채비율은 부채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건설사들은 보통 부채비율이 200%선이다. 부채비율이 400%를 넘어가면 업종과 상관없이 재무 건전성이 나쁜 잠재 위험기업으로 간주된다.
전체 차입금에서 현금유동성을 뺀 순차입금을 자본총계로 나눈 순차입금 비율도 100%로 적정수준인 20%를 크게 옷돌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