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 인제스피디움에 전시된 아우디 RS e트론 GT(왼쪽)과 e트론 GT. <비즈니스포스트> |
‘기술을 통한 진보(Vorsprung Durch Technik).’ 독일 완성차 브랜드 아우디의 오랜 슬로건이다.
제프 매너링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아우디부문 사장은 기술을 통한 진보와 지속가능성이 만나 태어난 차량이 아우디 전기차 'e트론'이라고 내세웠다.
전기차가 아우디의 기술을 만나면 어떤 성능을 낼까?
아우디 ‘e트론 50콰트로’와 ‘RS e트론 GT’를 직접 타봤다.
◆ 아우디 전기차 e트론, 퍼포먼스와 지속가능의 공존을 보여주다
2일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 미디어 대상으로 아우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행사가 열렸다.
아우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행사는 아우디 기술력과 주행성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아우디의 대표 고객행사로 세계 주요시장에서 각국의 특색에 맞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아우디의 슈퍼카 R8로 2.6km의 트랙구간을 달리는 ‘트랙 드라이빙’, 고성능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RSQ8의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시간)과 조향성능을 경험하는 ‘USP 드라이빙’, 왕복 약 43km 일반도로에서 e트론과 아우디 S모델을 주행하는 ‘시닉 드라이빙’ 등 세 코스로 짜여졌다.
▲ 강원 인제스피디움 트랙에서 출발 대기 중인 아우디 R8. <비즈니스포스트> |
이외에도 카레이서가 직접 운전하는 R8과 고성능차 RS6, RS7, RS e트론 GT에 동승해 트랙을 달리는 이른바 '택시 프로그램'이 포함됐는데 백미는 단연 RS e트론 GT였다.
RS e트론 GT는 가상사운드가 더해져 폭발적 배기음을 내는 것은 물론 즉각적으로 치고 나가며 그 어떤 내연기관차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성능을 보여줬다.
RS e-트론 GT는 최고출력 598마력(부스트모드 646마력), 최대토크 84.7kg.m의 성능을 갖췄다. 제로백은 3.6초(부스트모드 3.3초)에 그친다.
RS e트론 GT의 트랙 운전을 이끈 강병휘 카레이서는 “R8은 가속페달을 밟으면 공기를 빨아들이고 연료랑 섞고 점화하는 데 어쩔 수 없는 시간이 걸리지만 RS e트론 GT는 빛의 속도로 반응한다”며 “R8과 RS e트론 GT의 전체 출력은 비슷하지만 RS e트론 GT는 순간출력이 훨씬 앞선다”고 말했다.
이날 RS e트론 GT 시승은 행사 가장 마지막에 이뤄졌는데 그 전에 탔던 내연기관차 R8와 RS6, RS7의 기억이 잊혀질 정도로 강렬하게 남았다.
일반도로에서 경험한 전기차SUV e트론 50콰트로도 안정적 주행성능을 보여줬다.
▲ 강원 인제스피디움에서 시승 대기 중인 아우디 e트론 50콰트로(왼쪽)과 e트론 55콰트로. <비즈니스포스트> |
e트론 50콰트로는 최고출력 313마력과 최대토크 55.1kg.m의 성능을 낸다. 시승코스 대부분이 구불구불한 산길로 이뤄졌는데 아우디의 4륜구동 콰트로시스템은 전기차 e트론에서도 안정감을 유지했다.
길 위 요철이나 파인 홈을 지날 때는 e트론 50콰트로에 적용된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이 흔들림을 줄여줬다.
아우디코리아에 따르면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은 속도 및 주행 스타일에 따라 자동으로 차체 높이가 최대 76mm까지 조절돼 안정감 있는 주행을 돕는다.
◆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e트론 통해 국내 최고급 전기차시장 개척한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e트론 타깃은 명확하다. 국내 최고급 전기차시장이다.
이날 시승한 e트론 50콰트로 가격은 9806만 원으로 1억 원에 육박한다. e-트론 50 콰트로와 함께 5월 국내에 출시된 e트론 스포트백 50콰트로 가격은 1억199만 원으로 1억 원이 넘는다. (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세 3.5% 기준)
e트론 GT와 RS e-트론 GT는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 않았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11월 이 두 차량을 국내에 출시할 계획을 세웠다.
아직 가격이 책정되지 않았지만 이 역시 가격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트론 GT와 RS e-트론 GT는 독일에서 판매가격이 각각 9만9800유로(약 1억3500만 원), 13만8200유로(약 1억8700만 원)부터 시작한다.
▲ 강원 인제스피디움에서 주행 중인 아우디 RS e트론 GT.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해 7월 출시한 e트론 55콰트로를 통해 국내 최고급 전기차시장의 존재를 확인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해 e트론 55콰트로 판매목표를 600대로 잡았는데 출시 3개월 만에 완판에 성공했다. e트론 55콰트로 역시 판매가격이 1억 원이 넘는다.
아쉬운 점은 주행거리다.
e트론 50콰트로와 아우디 e트론 스포트백 50콰트로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각각 210km와 220km에 그친다. 1회 충전 주행거리를 중시하는 국내 소비자의 성에 차지 않을 수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국내에서 최고급 전기차시장에 힘을 주는 것은 향후 일반 전기차모델 판매 확대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아우디 역시 다른 완성차 브랜드처럼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아우디 Q4 e트론.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
아우디는 올해 4월 좀 더 넓은 고객층을 겨냥한 전기차 SUV ‘Q4 e트론’과 ‘Q4 스포트백 e트론’을 공개했다.
아우디가 속한 폴크스바겐그룹은 전동화 차량 판매를 지속적으로 늘려 2050년 완전한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우디 역시 앞으로 1억 원대의 최고급 전기차 외에 5천만~6천만 원대 전기차를 국내에 출시할 수 있다는 얘긴데 이때 국내 최고급 전기차시장을 개척한 이미지는 판매 확대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제프 매너링 사장은 아우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행사 인사말에서 “전동화는 아우디의 미래고 e트론은 미래를 향한 아우디의 비전이다”며 “e트론을 통해 배출가스가 전혀 없는 순수하고 강력한 힘과 전기차의 놀라운 가속 성능을 느껴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현재 일반고객을 대상으로 아우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6월6일까지 이어지며 사전 신청한 약 1천 명의 국내고객이 행사에 참여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 강원 인제스피디움에 마련된 '아우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메인 스테이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