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성 하나은행 부행장이 해외 지급결제 플랫폼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GLN)’의 성장발판을 만드는 역할을 맡으면서 디지털 신사업에서 능력을 보여줄 기회를 잡았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를 키우기 위해 하나은행의 자회사로 분리하는 계획을 세웠는데 한 부행장이 이를 실행해 옮기는 첫 작업을 수행한다.
31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한 부행장이 G프로젝트추진단장(가칭)을 맡아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를 자회사로 분리하는 작업을 진두지휘한다.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는 세계 금융회사, 유통회사, 포인트사업자 등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모바일앱으로 결제, 송금, 현금 인출, 쿠폰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하나금융그룹 통합멤버십앱인 ‘하나멤버스’나 제휴사앱을 통해 결제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김 회장은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에 애착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법인 설립을 이끌 인물을 선정하는 데도 상당히 공을 들였을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로밍을 통해 세계에서 이동통신서비스를 사용하듯이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를 통해 글로벌시장에서 자유롭게 포인트를 쓸 수 있도록 하자는 아이디어를 직접 냈다. 대만에서 서비스를 출시할 때 대만을 직접 찾아 서비스를 시연하기도 했다.
한 부행장은 하나금융지주에서 그룹디지털총괄 부사장을 맡아 지주 차원의 디지털전략 방향에 이해가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가 출시되는 과정에서 한 부행장의 역할이 컸던 점도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가 성장할 발판이 될 법인 설립을 한 부행장에게 맡긴 이유로 볼 수 있다.
2015년 김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는 2019년 4월 대만에서 첫선을 보였는데 한 부행장은 2015년 9월부터 2020년 6월까지 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장을 맡아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 출시에 기여했다.
한 부행장이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 출시에 이어 성장발판을 마련하는 역할까지 맡게 되면서 디지털신사업에서 다시 한 번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얻었다.
김 회장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일본에서 ATM출금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를 확장하는데 공을 들여왔다.
김 회장이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를 하나은행 자회사로 분리하기로 결정한 것도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를 한 단계 성장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볼 수 있다.
한 부행장이 김 회장의 의지에 맞춰 신설법인 설립을 순조롭게 마무리한다면 디지털사업과 관련해 한 부행장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수 있는 것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한 부행장이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 법인 설립을 마무리한 뒤 어떤 역할을 맡을지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 부행장은 하나금융지주에서 디지털신사업 관련 전문가로 꼽힌다.
KB국민은행에서 일하다 1992년 하나은행 전산부에 입사했다. 신사업기획부장, 신사업추진본부 부장 및 본부장, 미래금융사업본부장, 미래금융그룹장 전무 및 부행장, 하나금융지주 그룹디지털총괄 부사장 등을 거쳤다.
한 부행장은 1966년에 태어나 2017년 1월 부행장으로 승진할 당시 은행권 최연소 부행장으로 이름을 알렸다.
당시 고졸 출신 부행장이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한 부행장은 선린상업고등학교(현재 선린인터넷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하나은행은 29일 한 부행장을 G 프로젝트추진단장으로 선임한다고 공시했다. 앞서 8일 이사회를 열고 글로벌 로열티 네크워크를 자회사로 분리한다고 공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