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미국과 유럽에서 반도체 생산을 늘려 공급 균형을 맞추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삼성전자, TSMC, 애플 등 반도체산업의 다양한 분야 경쟁자들과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진행하겠다고 했다.
▲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 <인텔> |
겔싱어 CEO는 25일 BBC와 인터뷰에서 “아시아에 전체 공급의 80%가 쏠려있는 것은 글로벌 반도체산업에 좋은 일이 아니다”며 “세계는 더 많은 반도체를 필요로 해 균형잡힌 공급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텔은 애리조나에 200억 달러를 투자해 두 개의 반도체 공장을 새로 짓겠다는 계획을 24일 내놨다. 이미 짓고 있는 오레곤, 아일랜드, 이스라엘 공장을 포함하면 4개 지역에서 반도체공장 건설이 진행된다.
겔싱어 CEO는 여기에 더해 2022년 안에 미국과 유럽에 추가 공장 두 곳을 더 짓겠다고 밝혔다.
유럽의 어느 나라에 반도체 공장을 짓게 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또 중국 대련 공장은 현재 증설 계획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겔싱어 CEO는 1천억 달러 규모로 성장하는 파운드리시장에서 삼성전자, TSMC와 일부 경쟁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인텔 일부 제품은 이들의 파운드리를 사용하는 등 협업도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극자외선(EUV)을 적용한 인텔의 7나노 공정이 충분히 성숙했다"며 "TSMC와 삼성전자의 5나노 공정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봤다.
겔싱어 CEO는 “인텔은 20년 이상 반도체산업을 주도했다”며 “파운드리분야에서도 리더십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애플과 협력 가능성에도 기대를 나타냈다. 애플은 최근 PC제품군에서 인텔 중앙처리장치(CPU) 제품 사용을 중단하고 자체개발 반도체를 탑재하기로 했다.
겔싱어 CEO는 “애플은 혁신기업이며 팀 쿡은 훌륭한 리더다”며 “우리는 적극적으로 경쟁하면서도 경쟁사에게 ‘우리 고객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할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