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지주는 4월에 진행되는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의 1500억 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한국투자금융지주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받는 배당금 등을 활용해 한국투자부동산신탁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한국투자부동산신탁 지분 59.9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밖에 우리은행, 현대해상화재보험, 카카오페이, 미디어월이 각각 9.9%의 지분을 들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는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인가를 받을 때 세운 자본확충 계획에 따른 것이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주요 주주들과 협의 아래 유상증자 규모를 2천억 원까지 늘리는 방안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한국투자금융지주 계열사들을 고루 키우면서 수익구조 다각화를 통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금융지주는 금융지주회사로 견고한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무엇보다 투자은행(IB), 자산운용, 은행 및 여신전문 등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향후 성장 모멘텀이 풍부하다”고 내다봤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의 규모가 커지고 실적 개선에 성공다면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수익 다변화에 큰 힘을 보탤 수 있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과 신영부동산신탁은 2019년 10월, 대신자산신탁은 같은 해 7월에 금융당국의 본인가를 받으면서 부동산신탁업에 진출했다. 부동산신탁업계 신규사업자는 2009년 무궁화신탁과 코리아신탁 이후 10년여 만이었다.
하지만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출범 뒤 초반 수주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2019년과 2020년에 별도기준으로 각각 순손실 51억 원, 79억 원을 냈다.
한국투자금융지주 계열사 가운데 2020년에 적자를 낸 계열사는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이 유일하다. 부동산신탁사 가운데서도 유일하게 적자를 보였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의 자기자본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375억 원으로 14개 부동산신탁사 가운데 13위다. 이번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한국투자부동산신탁 자기자본 순위는 7위로 상승하게 된다.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수혈받고 자본 적정성 개선 등으로 시장지위가 높아진다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데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국토교통부로부터 지난해 12월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예비인가를 받은 뒤 올해 2월 말 본인가까지 획득하면서 리츠사업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리츠상품을 위한 부동산 투자, 리츠 상장 등의 과정에서 한국투자증권 등 여러 계열사들과 시너지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올해 10월 이후부터 차입형 토지신탁사업에도 나설 수 있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부동산신탁사가 공사비 등의 사업비를 직접 조달해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을 뜻한다. 위탁자나 시공사가 사업비를 제공하고 부동산신탁사는 관리업무만 담당하는 관리형 토지신탁과 비교해 위험성이 크지만 수익률이 높고 자금력이 필요하다.
이에 앞서 한국투자부동산신탁 등 신규 부동산신탁사 3곳은 금융당국으로부터 본인가를 받을 때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을 2년 동안 진행하지 않는다는 조건에 합의한 바 있다.
다만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 확장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시선도 나온다.
권신애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시장금리 상승 우려로 부동산경기가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사업 포트폴리오 내 차입형 토지신탁 비중이 경상적 수준 이상으로 높아지면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성 및 재무 안정성의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