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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배터리소재 후발주자 뛰어넘고 싶다, 신동빈 인수합병하나

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 2021-02-09 16: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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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배터리소재사업 육성을 위해 화학BU(비즈니스유닛)의 핵심계열사 롯데케미칼을 앞세워 공격적 투자에 나설까?

롯데케미칼은 배터리소재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지만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시장 진입이 늦은 편이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이 후발주자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롯데케미칼 배터리소재 후발주자 뛰어넘고 싶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91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신동빈</a> 인수합병하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겸 롯ㄷ

9일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배터리소재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해 배터리 분리막용 고밀도폴리에틸렌(HDPE)의 판매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롯데케미칼은 2021년 분리막용 고밀도폴리에틸렌의 판매량 1만 톤, 매출 18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2025년에는 판매량 10만 톤, 매출 2천억 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이 이런 목표를 달성한다고 하더라도 배터리소재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잠정 매출인 12조2346억 원을 기준으로 1.6%에 그친다.

롯데그룹 화학BU 계열사들은 배터리소재를 새 먹거리로 키우고 있다.

롯데알미늄은 올해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헝가리에 배터리용 알루미늄 양극박공장을 짓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난해 9월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동박회사 두산솔루스(현 솔루스첨단소재)를 인수할 때 지분투자를 위해 2900억 원을 출자했다.

그러나 롯데케미칼이 그룹 화학BU의 배터리소재사업에서 중심축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배터리소재사업을 자체적으로 키우는 것보다 인수합병을 통한 방식이 필요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신 회장은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도 함께 맡고 있는데 배터리소재와 관련해 인수합병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인수합병 전담조직까지 구성해 매물을 물색하고 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일본 쇼와덴코의 알루미늄사업부와 납축전지사업부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쇼와덴코는 지난해 5월 2개 사업부를 인수합병시장에 내놨다.

롯데케미칼이 쇼와덴코의 알루미늄사업부를 인수하면 롯데알미늄의 알루미늄 양극박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쇼와덴코의 사업부 인수와 관련해 알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신 회장의 배터리소재사업 인수 시도가 이전에도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쇼와덴코의 사업부를 인수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시선이 많다.

롯데케미칼은 2019년 10월 히타치케미칼이 인수합병시장에 매물로 나왔을 때 인수를 시도했다. 당시 예상 가격은 8조 원가량으로 평가됐다.

신 회장은 히타치케미칼 인수전의 본입찰을 위한 롯데케미칼의 설명현장에서 직접 발표를 하며 인수경쟁을 진두지휘했을 만큼 인수 의지를 내보였다. 그러나 쇼와덴코가 10조 원을 들여 히타치케미칼을 최종 인수했다.

히타치케미칼은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반도체칩을 외부 충격에서 보호하는 에폭시몰딩컴파운딩(EMC)시장의 강자로 꼽힌다. 신 회장에게는 롯데케미칼의 사업을 배터리소재뿐만 아니라 전기전자부문까지 단번에 넓힐 수 있는 기회였던 셈이다.

신 회장은 히타치케미칼 인수에 실패한 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유력한 기술을 보유하고도 글로벌사업을 전개하지 못하는 일본회사가 많다”며 인수합병을 향한 의지를 계속 보였다.

롯데케미칼은 신 회장이 인수합병 투자를 결정할만한 재원도 충분한 것으로 파악된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대산 공장 화재의 보험금과 올해 실적 개선을 고려하면 롯데케미칼의 2021년 말 순현금은 1조5천억 원가량으로 추산된다”며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여력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롯데케미칼은 2020년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41.3%에 불과하며 순차입금비율은 –4%로 실질적 무차입경영을 하고 있다. 인수합병을 위한 차입여력도 충분한 셈이다.

배터리 관련 시장에서 국내 주요 경쟁사들은 롯데케미칼보다 사업입지가 한참 앞서가 있다.

화학업계의 맞수로 꼽히는 LG화학은 1995년부터 리튬이온배터리 등 2차전지를 독자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배터리사업을 LG에너지솔루션으로 분할해 상장까지 준비하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은 기업가치가 많게는 100조 원까지도 거론된다. LG화학 역시 배터리소재를 새 성장동력으로 삼아 LG에너지솔루션을 뒷받침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한유화는 배터리의 분리막에 쓰이는 폴리프로필렌(PP)을 2010년 2월, 고밀도폴리에틸렌을 2012년 6월에 개발했다.

대한유화는 2020년 잠정실적 기준으로 매출이 롯데케미칼의 15% 수준에 그친다. 그러나 롯데케미칼이 사업 확대를 추진하는 분리막용 고밀도폴리에틸렌에서는 대한유화가 글로벌시장 점유율 1위다. 

롯데케미칼로서는 외형이 작은 대한유화마저 배터리소재시장에서 넘어야 할 산인 셈이다.

신 회장은 그동안 순수 화학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롯데케미칼을 키워왔다. 기초제품인 에틸렌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뒤 고부가제품으로 발을 뻗는 방식이다.

하지만 롯데케미칼은 2020년 연결기준 영업이익 3533억 원을 내 2019년보다 68.1% 급감했다. 코로나19와 대산 공장의 화재가 겹쳐 화학사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신 회장으로서는 배터리소재사업 등 새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진 셈이다.

이에 앞서 5일 롯데케미칼은 2020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고부가소재와 배터리소재, 재활용제품 등 사업을 위한 인수합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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