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사장과 백형록 노조위원장이 현대중공업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권 사장은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가 남았지만 올해 안 타결의 가능성을 확보해 경영정상화의 큰 고비를 넘었다.
하지만 기본급 동결을 뼈대로 한 잠정합의안에 대한 현장의 불만도 존재해 권 사장이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 협상 6개월 만에 합의안 도출
현대중공업 노사는 24일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6월25일 첫 교섭 이후 6개월 동안 43차례의 교섭을 한 끝에 마련한 잠정합의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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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왼쪽)과 백형록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
잠정합의안은 호봉승급분 2만3천 원을 제외한 기본급 동결, 격려금 100%+150만 원 지급, 자격수당 인상 등 임금체계 개선, 성과금 지급기준 개선, 사내근로복지기금 20억 원 출연, 특별휴가 1일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기본급은 동결되지만 호봉승급분과 수당 등이 달라지면서 실제 상승폭은 최저 5만3천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격려금과 성과금 일부는 자사주로 지급된다. 현대중공업은 연내에 타결될 경우 해를 넘기기 전에 자사주를 지급할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회사는 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조건을 제시한 것”이라며 “조합원들이 이를 이해하고 받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연내 타결, 조합원 투표에 달려
잠정합의안이 나왔으나 올해 안에 타결될지 여부는 섣불리 가늠하기 힘들다. 조합원들이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 마지막 고비가 남아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8일 조합원 총회에서 잠정합의안을 찬반투표에 부친다. 총회에서 통과할 경우 연내 타결에 성공하지만 부결되면 연내 타결은 불가능해진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에도 해를 넘겨가며 만든 1차 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돼 한달간 협상을 더 진행했다.
올해는 노조 집행부가 바뀌면서 조합원들의 기대가 높다. 현장에서 새 집행부에게 걸었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잠정합의안이라는 판단이 서면 찬반투표에서 부결될 가능성도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조선업이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해 합의안을 마련한 것”이라면서도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투표에서 통과되더라도 찬성율은 낮아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