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20-10-08 1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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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신형 티볼리에어 판매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예 사장은 새로운 투자자를 구하는 과정이 지지부진하고 KDB산업은행의 지원 의지도 명확치 않은 상황에서 티볼리에어 판매를 통해 독자생존 가능성을 시장에 보여줘야 한다.
▲ 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쌍용차는 8일 ‘차박(차에서 하는 숙박)’을 주제로 하는 2박3일 시승행사 참가 모집을 알리며 2021년형 티볼리에어 판매를 위한 본격적 마케팅 활동을 시작했다.
차박에서 알 수 있듯 쌍용차는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인 일반 티볼리보다 20cm 이상 긴 뒷공간을 활용한 레저활동을 티볼리에어의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티볼리에어는 티볼리와 앞뒤 바퀴 사이 거리인 축거는 2600mm로 같지만 뒤쪽 적재공간을 넓혀 차 앞뒤 길이인 전장은 4480mm로 일반 티볼리보다 255mm 길어졌다.
티볼리에어는 이를 통해 2열 좌석을 접으면 185cm 성인도 충분히 누울 수 있는 1879mm의 공간이 확보되는데 쌍용차는 이를 ‘매직스페이스’라 부르며 마케팅 지점으로 삼고 있다.
쌍용차는 7일 자동차업계 사상 처음으로 홈쇼핑을 TV방송을 통해 티볼리에어의 신차 발표회를 진행했는데 여기서도 차박 캠핑이 가능한 소형SUV라는 점을 강조했다.
티볼리에어는 쌍용차 대표모델 티볼리 판매의 3분의 1을 책임질 정도로 인기 모델로 꼽혔는데 신형 코란도 출시에 따른 판매간섭 가능성과 당시 시장상황, 투자재원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 지난해 6월 단종됐다.
예병태 사장은 단종 1년 만에 다시 티볼리에어를 선보이는 셈인데 국내판매가 최근 들어 살아나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기대를 품고 있다.
쌍용차는 9월 국내에서 8208대의 완성차를 팔아 1년 전보다 판매량이 13.4% 늘었다. 쌍용차 국내판매가 늘어난 것은 개별소비세 70% 인하 혜택 마지막 달인 6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쌍용차는 특히 9월에 티볼리를 뺀 코란도, G4렉스턴, 렉스턴스포츠 등 국내에서 팔고 있는 모든 차종의 판매량이 증가했다. 10월 티볼리에어가 인기를 끈다면 판매 확대에 더욱 탄력이 붙을 수 있는 셈이다.
국내판매 확대는 쌍용차 회생을 위해 예 사장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잘 할 수 있는 일로 꼽힌다.
쌍용차는 새 투자자로 나선 미국 자동차유통 스타트업 HAAH오토모티브홀딩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 이렇다 할 진전이 없다.
채권단인 산업은행도 대주주의 책임있는 자세와 쌍용차의 독자생존 가능성 등을 전제할 때만 지원이 가능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 캠핑에 걸맞게 꾸민 티볼리에어 뒷공간.
예 사장이 산업은행 등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독자생존 가능성을 시장에 입증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해외판매 물량이 더욱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국내판매에 기댈 수밖에 없다.
예 사장은 현대차그룹 출신의 마케팅 전문가다.
예 사장은 홈쇼핑 활용, 차박 캠핑 강조, 트롯트 가수 임영웅씨 모델 발탁 등 다양한 마케팅으로 G4렉스턴과 렉스턴스포츠의 판매를 늘린 경험이 있다.
티볼리에어도 코로나19로 인기를 끌고 있는 차량 캠핑을 강조하면서 홈쇼핑 등 비대면 채널을 적극 활용하는 마케팅에 힘을 쏟을 계획을 세웠다.
예 사장이 티블리에어 판매에서 성과를 내면 티볼리에어의 스페셜 모델을 꺼내들 가능성도 있다.
예 사장은 최근 코란도 R플러스를 선보이며 G4렉스턴 화이트 에디션, 렉스턴스포츠 다이내믹 에디션, 티볼리 리미티드 에디션에 이어 2020년 쌍용차의 스페셜 모델 라인업을 완성했다.
스페셜 모델은 각 차종의 주력 트림(등급)을 기본으로 디자인에 포인트를 주고 추가 첨단사항을 적용해 상품성을 높인 상품인데 쌍용차의 국내판매 증가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쌍용차 관계자는 “티볼리에어는 2열을 접으면 뒤쪽 적재공간이 720리터까지 나와 국내 준중형SUV나 중형SUV와 겨뤄도 뒤지지 않은 공간을 지니고 있다”며 “국내 최고 수준의 커넥티드카 서비스인 인포콘 역시 티볼리에어 고객에게 또 다른 만족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