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우 삼양식품 이사가 삼양식품의 해외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오너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해낼까?
2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 3세인 전 이사는 해외사업을 통해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오너 부재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지 주목받고 있다.
전 이사는 현재 경영관리부문장으로서 삼양식품의 경영분석과 프로세스 개선, 국내외 사업방향 구축 업무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전 이사는 해외사업을 총괄하다가 올해 6월 인사에서 이사로 승진하고 경영관리부문장을 맡게 됐다.
삼양식품은 총수일가인 전인장 회장과 김정수 사장 부부가 횡령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모두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전 회장은 검찰수사가 시작되자 2018년에 대표에서 내려왔고 김 사장은 올해 1월 집행유예를 받으면서 경영일선에 물러났다.
이후 정태운, 진종기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돼 오너가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데 삼양식품의 핵심부서인 해외사업본부에서 경험을 쌓은 전 이사가 뒤늦게 경영진에 합류했다.
삼양식품은 해외에서 ‘불닭볶음면’이 인기를 끌면서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012년 기준 삼양식품의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은 6.7%에 불과했으나 7년 만인 2019년에 50.2%까지 성장했다.
삼양식품 입장에서는 김 전 사장이 불닭볶음면 개발을 진두지휘해 제2의 전성기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그 빈자리가 클 것으로 보인다.
오너 책임경영을 이어갈 다음 세대 경영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전 이사가 올해 삼양식품에서 경영능력을 인정받는다면 자연스럽게 3세경영체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 이사는 삼양식품 지분율을 2019년 12월 기준 0.56%(4만2400주)에서 올해 6월 0.59%(4만4750주)까지 높여 7대주주에 이름을 올렸으며 특수관계인 가운데서는 4대주주가 됐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전 이사가 경영 전반에 관여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입사한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아직 배우는 단계에 있는 만큼 책임경영을 논할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전 이사는 경영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삼양식품 해외사업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은 올해 처음으로 상반기 수출매출이 내수매출을 앞섰다.
삼양식품은 2020년 상반기 매출 3305억 원을 냈는데 수출액이 1862억 원으로 내수매출 1443억 원보다 많았다.
하반기 붉닭볶음면을 활용한 라면과 소스 제품으로 글로벌 마케팅에 집중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해외현지 입점 채널을 다양화하고 온라인광고 등 브랜드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닭볶음면’의 인기로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서 불닭소스 수요가 늘자 올해 초 영업부를 신설하고 자체 제조설비도 구축했다.
삼양식품은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6799억 원, 영업이익 1075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25.1%, 영업이익은 37.3%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