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 증시가 1980년대 일본 ‘버블경제’ 시절을 능가할 정도로 역사상 가장 고평가된 상태에 놓여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7일 “주식시장 거품은 개별기업이나 특정한 업종 주식을 중심으로 확장되는 성격이 있다”며 “갈수록 많은 기업 주식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기차나 비대면산업에 연관된 클라우드 온라인결제 등 분야에 밀접한 미국 증시 상장기업 주식이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을 든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특히 테슬라 시가총액이 1년 전과 비교해 10배 가까이 늘어난 4천억 달러 수준까지 상승하며 전기차 관련된 기업 주가를 함께 끌어올린 점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1980년대 일본 버블경제 시절 주식시장 상황과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현재 미국 증시는 1980년대 일본을 보는 듯한 ‘데자뷰’를 일으킨다”며 “가파르게 상승하는 업종 기업 주가가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상태”라고 바라봤다.
현재 미국 주식시장이 일본 버블경제 시절을 능가하는 역사상 최고 고평가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블룸버그 데이터를 인용해 현재 시가총액이 연간 매출의 10배를 넘는 미국 증시 상장기업 비중이 전체의 6.2%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3월 기준으로 해당되는 기업 비중이 3.8%에 그쳤던 것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거품이 꺼지는 것은 전조현상이 발생하는 일 없이 한 순간에 이뤄진다”며 “거품은 터지기 직전까지 팽창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1989년 말 일본 증시 전체 시가총액 규모는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40%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서는 IT기업 주가 폭락사태인 ‘닷컴버블’ 사태가 벌어진 2000년 시가총액 규모가 국내총생산의 140% 정도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현재 미국 증시에서는 S&P500지수에 포함된 기업 시가총액만 따져도 국내총생산의 150%, 전체 상장기업 시가총액 규모로 보면 국내총생산의 200%에 육박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미국 증시가 국내총생산 대비 기준으로 역사상 가장 고평가된 상태라는 의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증시 거품이 언제 어떻게 끝날 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 경기부양정책에 힘입어 역사상 가장 큰 거품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