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와 중국 경기둔화 등 대외 변수에 원달러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하루에만 10원 이상 급등락 하는가 하면 월별 평균으로도 36원이 넘는 변동폭을 보이기도 했다.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우리나라 경제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커지는 환율 변동성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외변수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금리가 12월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지난 9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5.3원이나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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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난 9일 원달러 환율이 6일보다 15.3원 급등했다. <뉴시스> |
원달러 환율은 올해 1월 월평균 기준 1088.86원으로 시작해 지난 9월 1184.76원 까지 치솟았다. 2010년 7월 1207.3원을 기록한 이후 5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중국 경기둔화 우려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금리 인상시기가 지연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달러가 다시 약세를 나타내면서 지난달 원달러 환율 평균은 1148.18원으로 9월보다 36.58원 하락했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의 일일 변동폭이 10원을 넘었던 날도 3분기까지 28일로 조사됐다. 4분기 첫 달인 10월만 해도 원달러 환율의 일일 변동폭이 10원을 넘은 날이 5일에 이른다.
한국은 신흥국들 가운데서도 환율 변동성이 높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요 20개국(G20)의 신흥국 회원 10개국의 3분기 환율 일일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한국(0.51)은 인도네시아(0.36), 인도(0.28), 중국(0.11), 아르헨티나(0.10)와 비교해 크게 높았다.
최문박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원화는 경상수지 흑자라는 강세요인과 높은 대외개방도라는 약세요인을 모두 지니고 있어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환율 변동성 확대, 국내 경제에도 부담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 한국경제에도 그만큼 부담이 커지게 된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수출기업들은 사업계획을 짜는 데 그만큼 고민이 커지게 된다. 현재의 환율추세를 바탕으로 계획을 세웠다가 환율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떨어지게 되면 달러화로 받은 수입대금을 환전하는 과정에서 환차손을 입을 우려가 생긴다.
달러화가 가치가 내려가면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높아져 수기업들의 가격 경쟁력도 떨어지게 된다.
자동차산업연구소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내려가면 국내 자동차 산업의 매출이 4천2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원화가치가 10% 상승할 경우 제조업체의 영업이익률이 0.8%포인트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최문박 연구원은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미래 수익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져 투자가 위축될 것”이라며 “환위험 관리비용이 가격에 전가돼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환율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금융시장에 불안을 느껴 달러와 같은 선진국 안전자산에 투자하려는 경향이 강해져 자본유출이 심해질 수 있다.
특히 미국이 연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다가올수록 기준금리인상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며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도 가능성도 커졌다”고 분석했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금리가 1년간 4차례에 걸쳐 모두 1% 인상되면 국내 증권시장의 순유출 규모는 102억 달러로 추정된다”며 “이는 국내 외화유동성 규모에 비해 큰 비중은 아니지만 국내 자본 유출입 변동성이 큰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