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2020-08-20 16:38:13
확대축소
공유하기
이명우 동원산업 대표이사 사장이 동원산업의 참치조업 방식과 제품 표준을 미국과 유럽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글로벌 참치사업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20일 동원산업에 따르면 해양관리협의회(MSC)로부터 지속가능한 어업 인증을 받은 제품을 늘려 해양환경에 경각심을 보이고 있는 유럽과 북미 참치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 이명우 동원산업 대표.
동원산업은 올해 4월부터 해양관리협의회로부터 인증을 받은 제품의 해외수출을 시작했고 5월에는 프랑스 주요 유통채널에 해양관리협의회 인증 참치 제품 35톤을 공급했다.
국제사회로부터 지적받아 온 참치 조업방식에도 일부 변화를 줬다.
해양관리협의회의 관리기준을 준수하고 세계 수산위원회와 정부가 지정한 금어기간, 집어장치(FAD)조업 금지기간과 같은 어업쿼터제를 지키고 그 관리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집어장치를 사용할때도 플라스틱이 아닌 생물분해 소재를 사용한 기구를 도입해 환경에 주는 부담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집어장치는 참치의 먹이가 되는 소형어종을 유인해 참치떼를 쉽게 잡을 수 있게 해주지만 돌고래, 상어, 바다거북과 같은 다른 해양생물은 물론 참치 치어까지 모두 그물에 걸려 죽게되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국제 해양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이렇게 죽는 해양생물이 매해 20만 톤에 이른다.
동원산업의 변화는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어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를 통해 생산된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이명우 대표는 3월 동원산업의 플라스틱 저감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최근 원양업계를 둘러싼 불법조업과 인권침해에 대한 오해로 소비자들은 기업의 투명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해양관리협의회 어업인증기업으로서 어업활동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고 국내 수산업계에 지속가능한 어업이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시장 조사기관 글로브스캔이 2018년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미래 세대를 위해 수산물을 보호해야 한다’고 대답한 소비자 비율은 83%이며, 'MSC인증 라벨을 고려한다'는 소비자는 41%로 나타났다.
해양관리협의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해양관리협의회 인증 수산물은 전체 수산물시장에서 15%에 불과하지만 월마트, 코스트코 등 글로벌 유통기업들이 이 인증 수산물 판매를 정책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선진국에서는 참치를 쉽게 잡을 수 있으나 부작용이 있는 집어장치 어업을 중단하고 채낚시와 같은 재래식 방법으로 회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참치산업 자체가 경각에 달려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세계 참치자원은 기업형 참치어업이 활성화되기 전과 비교해 87.3% 가까이 감소했다.
참치가 줄어들면서 참치떼를 추격해 잡는 일반조업이 힘들어지자 해양생물을 한데모아 싹쓸이하는 집어장치 방식을 사용하는 나라가 늘어나면서 참치자원이 고갈되는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뉴질랜드와 같이 환경정책에 앞장서는 국가에서는 채낚시로 낚은 참치만 유통하도록 하는 강력한 규제를 통과시키기도 했다.
글로벌 참치산업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 해외매출에 상당부문 의존하고 있는 동원산업에게 이런 변화는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동원산업과 같이 대규모 어업을 하는 글로벌 수산기업이 채낚시와 같은 방식으로 사업구조를 변경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채낚시와 같은 조업방식을 통해서는 국내외 수요를 따라잡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채낚시로 어획한 참치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다.
국내 참치캔 가격은 142g 한캔에 2천 원, 미국 참치캔 가격은 1천 원선인데 반해 채낚시로 어획한 참치캔의 가격은 4천 원 수준이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일부 소비자조합기업이 채낚시로 잡은 참치를 유통하고 있으나 가격이 2배 이상 비싸고 공급이 적어 유의미한 시장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동원산업은 글로벌 참치산업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점진적으로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태도를 보인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참치산업의 변화를 엄중하게 고려하고 있으나 현실적인 제약이 따르는게 사실"이라며 “앞으로 참치어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기구의 지속적 관리감독과 각국의 국제 어장 쿼터제 준수하고 동원산업 개별적으로도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동원산업은 2020년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4655억 원, 영업이익 1523억 원을 냈다. 2019년 상반기보다 매출은 9.1%, 영업이익은 32% 늘어났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