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국내에서 팰리세이드를 앞세워 대형SUV 수요를 대부분 흡수하고 있는데 새 카니발이 대형SUV시장을 일부 잠식할지 주목된다.
▲ 현대차의 팰리세이드.
29일 기아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새 카니발은 사전계약을 받은 지 하루 만에 연간 판매량의 3분의 1을 훌쩍 넘기는 흥행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카니발은 2019년에 모두 6만3706대 팔렸는데 새 카니발의 28일 하루 동안 사전계약 대수는 2만3006대에 이른다.
새 카니발은 2014년 출시된 3세대 모델을 6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한 4세대 모델이다. 기아차는 8월 안에 카니발을 공식적으로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다.
시장의 관심은 새 카니발이 대형SUV 수요까지 차지할지에 몰린다.
현대차는 그동안 팰리세이드로 쟁쟁한 경쟁차를 물리치고 대형SUV시장에서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왔다.
카니발의 차종은 미니밴으로 대형SUV인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직접 경쟁상대는 아니다.
미니밴은 많은 인원이 탈 수 있도록 실용성에 무게를 두고 만들어진 차량이고 SUV는 스포츠활동에 최적화해 험로나 악천후에도 잘 달릴 수 있도록 기획된 차량으로 둘은 겉모습에서부터 다르다.
기아차는 24일 새 카니발의 디자인을 일부 공개하며 “과감한 시도를 통해 전형적 미니밴에서 벗어난 새로운 디자인으로 신형 카니발을 완성해 대형SUV를 원하는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역동적 인상을 풍기는 대형SUV와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받았다.
차량 가격도 카니발은 시작 가격이 2880만 원, 팰리세이드는 3573만 원으로 차이가 크다.
하지만 대형SUV와 미니밴 모두 넉넉한 실내공간을 갖춰 가족용 차량에 적합하다는 점에서 30~40대 남성이라는 수요층에서 접점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새 카니발을 팰리세이드의 대안으로 눈여겨볼 소비자도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차체 크기만 놓고 보면 둘은 비슷한 체급으로 묶을 수 있다. 새 카니발이 팰리세이드보다 길이가 17.5cm 길지만 넒이나 높이는 큰 차이를 찾기 어렵다. 팰리세이드의 길이와 넓이, 높이는 각각 4980mm, 1975mm, 1755mm이고 새 카니발은 각각 5155mm, 1955mm, 1740mm이다.
현대차 팰리세이드는 가족용 차량 수요라는 측면에서 새 카니발과 비교해 편의 및 안전사양이 다소 밀리는 측면이 있다.
기아차는 새 카니발의 안전사양과 실내공간 편의성에 부쩍 공을 들였다.
▲ 기아차의 새 카니발.
새 카니발 7인승모델 2열 좌석에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를 적용하고 고객 선호도가 높은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을 기본으로 적용해 안전성을 높였다.
특히 차로유지 보조 기능이나 전방충돌 방지 기능 등은 새 카니발에는 기본으로 적용됐지만 팰리세이드에서는 옵션으로 넣어야지만 쓸 수 있는 기능들이다.
현대차의 팰리세이드는 출시된 지 1년이 넘었는데도 경쟁차를 모두 물리치며 대형SUV시장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아차의 모하비, 한국GM의 트래버스 등이 지난해 팰리세이드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줄줄이 쓴맛만 봤다. 팰리세이드가 줄곧 대기물량이 많아 출고에만 4~6개월까지 걸린다는 약점을 안고 있었음에도 이를 넘지 못했다.
팰리세이드는 2018년 12월 출시되고 올해 6월까지 모두 8만5236대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계약 속도를 출고 속도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으니 실제 인기는 판매량을 웃돈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완성차기업 5곳 판매량을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에 대형SUV는 모두 4만9444대 팔렸는데 이 가운데 63%가량이 팰리세이드 판매량으로 조사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