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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2015년 9월21일 'LS T-Fair 2015'에서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LS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에 온힘을 쏟고 있다.
구 회장은 올해 들어 LS그룹의 역량을 핵심사업에 집중하고 수익성이 나쁘거나 주력이 아닌 사업은 정리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 회장은 2013년 LS그룹 회장에 취임하며 “내실있는 성장으로 새로운 도약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 회장이 그동안 내놓은 성적표는 초라했다.
LS전선, LS산전, LS니꼬동제련 등 주력 계열사들은 업황부진과 경쟁력 약화 등으로 실적이 뒷걸음질했다.
구 회장은 이런 위기 상황에서 LS그룹의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구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룹 전체의 수익성이 하락하고 주력사업의 경쟁력이 정체됐으며 해외사업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해 이런 절체절명의 상황을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3년 동안 계속해 온 LS그룹 경영정상화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 구자열, LS그룹 핵심사업에 역량 집중
14일 LS그룹에 따르면 구 회장은 초고압케이블, 해저케이블, 전력기기, 전력 시스템, 트랙터, 전자부품 등을 6대 핵심 육성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이 사업을 맡고 있는 LS전선, LS산전, LS엠트론 등 핵심 계열사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구 회장은 지난달 23일 열린 ‘LS T-페어2015’ 행사에서 “미래성장을 이끌 6대 핵심 육성사업에 올해부터 집중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LS그룹과 같은 기업간거래(B2B) 기업은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그룹의 제2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이 육성사업을 맡은 시설을 직접 방문해 점검하는 등 힘을 실어주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 5월 중국을 방문해 LS전선, LS산전, LS엠트론의 생산공장을 차례로 방문하며 사업현황을 보고 받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그는 이어 제주도에 있는 LS전선과 LS산전 시설에 들러 초고압케이블 등 신기술 확보 현황을 직접 점검했다.
구 회장은 핵심사업과 연관이 없는 계열사들도 줄이고 있다.
LS그룹은 자동차부품 계열사인 대성전기공업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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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2015년 5월 중국 우시 산업단지를 방문해 사외이사들과 함께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대성전기공업은 LS엠트론의 자회사로 국내 자동차산업의 호황으로 실적개선을 이뤘다. 하지만 핵심사업이 아니라고 판단해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구 회장은 지난 7월 하이패스 단말기 등을 생산하던 계열사 ‘코스페이스’를 청산했다. 코스페이스는 LS전선의 자회사로 경영정상화를 위해 수차례 유상증자와 감자를 실시했지만 자본잠식과 적자에서 빠져헤어나지 못했다.
LS그룹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계열사가 92개에 이른다. LS그룹은 2003년 LG그룹에서 갈라져 나올 때만 해도 계열사가 LS전선, LS니꼬동제련, E1, 극동도시가스(예스코) 등 4개에 불과했다.
구 회장은 “LS그룹의 성장정체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서 한계사업과 부진사업, 해외법인을 포함한 출자사들을 합리적으로 재구성하고 비주력과 중복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 구자열, 그룹경영 3년차 맞아 경영실적 개선 압박
구 회장이 LS그룹의 사업구조개편에 속도를 내는 것은 2013년부터 LS그룹의 지휘봉을 잡은 뒤 LS그룹의 실적이 부진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 회장 취임 뒤 LS그룹의 전체 매출은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LS그룹의 매출은 2012년 정점을 찍은 뒤 2013년 26조9685억 원, 2014년 25조5080억 원으로 3년 동안 5조 원 가까이 급감했다.
LS그룹의 이런 부진은 주요 계열사들이 업황부진과 국내시장 정체 등으로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LS그룹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LS니꼬동제련은 매출이 2011년 9조1845억 원에서 2014년 6조8664억 원으로 25.2% 급감했다.
LS전선도 2011년 매출이 4조7983억 원을 기록한 뒤 2012년 4조814억 원, 2013년 3조5357억 원, 2014년 3조4251억 원으로 고전하고 있다.
자연히 구 회장의 실적개선 압박도 커졌다.
구 회장은 올해로 LS그룹의 회장을 맡은 지 3년째다. 구 회장 입장에서 LS그룹의 경영실적 개선의 실마리를 보여줘야만 하는 시기가 된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LS그룹이 올해도 실적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구 회장도 실적부진에 따른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 입장에서 LS그룹이 국제 구리가격에 실적이 크게 좌우되는 점은 고민거리다.
국제 구리가격이 떨어지면 제품의 가격도 내려가 전체 매출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구리가격은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하락을 거듭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15%나 떨어졌다.
LS니꼬동제련은 구리가격에 매출이 큰 영향을 받는다. LS전선도 전선의 주 재료인 구리가격이 떨어지면 제품단가가 낮아져 매출이 떨어진다.
LS그룹의 한 관계자는 “LS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국제 구리가격에 민감한 사업구조”라며 “구리가격이 공급과잉 등으로 지속적으로 떨어져 실적개선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구 회장이 선정한 6대 핵심 육성사업에도 이런 고민이 반영돼 있다. 구 회장은 핵심 육성사업을 수출지향적 고부가가치사업 위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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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열 LS그룹 회장. |
◆ 구자열, LS그룹 경영정상화 성공할 수 있나
구 회장이 LS그룹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올해 반등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LS그룹은 올해 2분기도 실적부진에서 탈출하는 데 실패했다. 지주사인 LS는 2분기 매출 2조5557억 원, 영업이익 57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7.4%, 영업이익은 37% 줄어든 것이다.
LS의 2분기 실적부진은 LS니꼬동제련의 광구투자가 손실처리된 영향이 크다. LS의 주가는 2분기 실적발표 다음날 장중 한때 3만1750원까지 내려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구 회장의 사업구조 개편이 향후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본다. 비용절감과 신사업 매출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LS전선의 초고압케이블과 해저케이블사업, LS엠트론의 트랙터사업 등 핵심 육성사업의 일부는 이미 실적개선에서 효과를 내고 있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LS가 올해 2분기 LS니꼬동제련 관련 손실이 없었다면 구조조정의 결과가 연결실적개선으로 이어졌을 것”이라며 “3분기도 LS니꼬동제련의 세금추징액을 제외할 경우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며 올해 4분기부터 전선업황이 회복하고 구리가격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범수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LS그룹의 비핵심 자산 매각에 주목해야 한다”며 “올해 LS전선 313억 원, LS니꼬동제련 1800억 원의 1회성 비용을 떨어내 내년에 실적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LS산전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실적개선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LS그룹 전체 실적반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력 인프라부문에서 이라크사업이 정상화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분석된다.
허민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S산전이 3분기 매출 5414억 원, 영업이익 48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 추정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0.9%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13.5% 증가한 것이다.
허 연구원은 “LS산전은 고부가가치 전력기기 매출이 증가하고 자동화사업에서 구조조정의 효과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