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바꾸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를 매각해 자구책을 마련하려고 했는데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27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대한항공이 보유한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만드는 내용을 담은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공원 결정안 자문’을 상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서울시는 자문 의견을 반영해 6월에 열람공고 등 관련 절차를 추진한 뒤 올해 안에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지정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송현동 부지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있는 3만6642㎡ 규모의 금싸라기 땅인 만큼 그 가치를 5천억 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이 땅의 주인인 대한항공은 삼정KPMG와 삼성증권을 송현동 부지 매각주관사로 정하고 공개입찰을 진행하고 있는데 서울시는 공개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형태로 서울시와 거래하길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서울시가 이 땅을 사들이게 되면 공시지가를 바탕으로 값이 매겨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한항공이 손에 쥐게 되는 돈은 3100억 원가량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땅의 매각대금을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책에 넣은 대한항공으로선 난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내년 말까지 대한항공에 2조 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요구했는데 송현동 부지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으면 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를 매입하겠다는 뜻을 이어간다면 대한항공으로서는 송현동 부지를 제값에 팔 상대를 찾기 어려워진다.
또 대한항공이 경쟁입찰을 붙여 서울시가 아닌 제 3자에게 송현동 부지를 팔더라도 개발 관련 인허가가 이뤄지지 않으면 새 땅주인 역시 이곳을 그대로 공터로 둘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