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2020-05-10 17: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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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특정 커뮤니티를 향한 비난이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태원 클럽’에서의 확진자 발생과 관련해 “특정 커뮤니티와 관련한 비난은 적어도 방역의 관점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정세균 국무총리가 1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밀폐된 공간에서 가까이 오래 있으면 누구나 감염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며 "접촉자가 비난을 두려워해 진단검사를 기피하게 되면 그 피해는 우리 사회 전체가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지금 방역당국이 정의하는 접촉자는 특정 커뮤니티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확진자를 빨리 확인하고 격리조치해 2차·3차 감염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4월 말부터 6일까지 이태원 인근에서 활동한 분들은 클럽 출입 여부와 관계없이 가까운 보건소나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발언은 문제가 된 확진자가 다녀간 이태원의 클럽에 성소수자들이 주로 찾는 이른바 '게이 클럽'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진 뒤 일부에서 성 소수자들을 향해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파악된다.
자칫 클럽 방문자들이 '아웃팅'(동성애 등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이 강제로 공개되는 것)을 우려해 진단검사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총리는 “수도권에서 발생한 (이태원 관련) 집단감염 확진자가 벌써 50명을 넘어섰고 2차 감염도 10여 명이 발생했다”며 “앞으로 며칠 동안은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코로나19와의 전쟁은 결코 쉽게 끝날 수 없고 잠깐의 방심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앞으로 며칠을 고비라 바라보면서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 협조만이 우리 사회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며 "며 "지자체와 정부도 하나의 팀으로 뭉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 자신은 물론 동료나 대중교통에서 마주치는 시민이 조용한 전파자일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지니고 접촉을 최소화해 달라“며 ”덥고 불편하더라도 다른 사람과 있을 때는 늘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 그래야 확산을 차단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