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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의 경영능력 시험대, 롯데 면세점사업 지켜낼까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5-09-17 19:4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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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의 경영능력 시험대, 롯데 면세점사업 지켜낼까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롯데그룹 사업이 분수령을 맞았다.

롯데그룹은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는 사업이 많다. 호텔롯데의 면세점사업, 제2롯데월드의 준공, 롯데홈쇼핑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롯데그룹 총수 일가가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이런 사업은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 ‘반 롯데’ 정서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감에 출석했다. 이날 국감은 신 회장이 ‘반 롯데’ 정서를 완화할 수 있느냐 혹은 오히려 더욱 불을 지르느냐의 분수령이었다.

신 회장이 한국말을 매끄럽게 하지 못한다는 약점을 안고도 국감 증인으로 직접 출석하겠다고 결심한 것도 반 롯데 정서를 완화하려면 전면에 나서야 할 수밖에 없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이제 공은 여론으로 넘어갔다.

신 회장이 롯데그룹은 한국기업이고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면 신동빈 체제의 롯데그룹은 안정적 항해가 가능하다.

그러나 그런 진정성이 의심을 받는다면 롯데그룹은 더 큰 위기에 휩싸이게 된다.

그 첫 시험대가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심사에서 소공점과 월드타워점의 수성이다.

◆ 신동빈 “서비스업의 삼성전자 될 수 있다”

신 회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 국감에서 “면세점은 아주 어려운 사업이고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며 “세계적으로도 5~6개 회사가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은 몇 년 뒤면 세계에 나가 서비스업의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롯데면세점은 내년 태국 방콕, 일본 도쿄 시내에 큰 면세점을 연다”며 “해외에 나갈 수 있는 가장 경쟁력있는 서비스업종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그런 면에서 좀 더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신동빈의 경영능력 시험대, 롯데 면세점사업 지켜낼까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순환출자와 관련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신 회장은 또 “롯데면세점이 직간접적으로 고용한 사람이 3만 명, 투자금액은 1조8천억 원 정도 된다”며 "특혜를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롯데그룹의 면세점사업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해명이자 11월 결정될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심사 결과를 겨냥한 것이다.

롯데면세점 소공점(12월22일)과 월드타워점(12월31일)은 올해 말에 특허가 만료된다. 관세청은 25일까지 면세점 특허사업 신청을 받고 11월 특허심사위원회를 거쳐 특허사업자를 선정한다.

두 곳은 호텔롯데의 면세점사업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전국 시내면세점이 지난해 올린 매출은 5조4천억 원이다. 이 가운데 호텔롯데가 60%를 점유한다.

특히 롯데면세점 소공점은 지난해 매출이 1조9763억 원으로 호텔롯데 전체 매출의 42%를 차지했다.

이 때문에 신 회장을 비롯해 롯데그룹은 호텔롯데의 시내면세점 2곳 수성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2곳 모두 선정되는 시나리오 이외의 '플랜 B'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그동안 롯데면세점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기여한 점 등을 객관적 데이터로 정리해 당국에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롯데의 면세점사업은 롯데그룹 특혜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롯데면세점이 제2롯데월드에서 매장면적을 2배 가까이 확장해 이전한 것은 그동안 면세점업계에서 유례가 없는 사례라며 관세청 특혜의혹을 제기했다.

롯데면세점이 정부특혜로 면세점시장에서 독과점사업자로 성장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면세시장의 60.5%를 차지하고 있다.

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롯데면세점의 독과점적 시장구조는 가격인상을 초래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폐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신동빈 “호텔롯데는 한국기업” 설득 통할까

호텔롯데는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신 회장은 이를 통해 호텔롯데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로 만들려고 한다. 신 회장은 15일 호텔롯데 대표이사를 맡아 책임경영에 나섰다.

신 회장의 이런 계획이 성공하려면 시내면세점의 수성은 중요하다. 면세점사업권을 지켜내야만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동빈의 경영능력 시험대, 롯데 면세점사업 지켜낼까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형제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신 회장은 이를 위해 호텔롯데가 ‘한국기업’임을 국민들에게 납득시켜야 한다.

롯데그룹의 계열사 가운데 무려 28개 기업이 외국인투자기업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과연 롯데그룹이 한국기업인가 하는 의문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호텔롯데도 예외는 아니다. 호텔롯데 지분은 99% 이상을 일본 롯데홀딩스와 광윤사, L투자회사가 보유하고 있어 일본주주들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신 회장은 이날 국감에서 “호텔롯데를 비롯한 한국 롯데그룹의 모든 것은 대한민국의 기업”이라며 “한국에서 한국 상법에 따라 기업으로 등록됐고 한국에서 세금도 내고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것이다.

신 회장은 이날 국감에서 호텔롯데가 한국기업이라는 정체성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 지분 30~40%를 신주로 발행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호텔롯데의 일본계열사 지분은 50% 이하로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국감 이후 공식자료를 내 호텔롯데의 상장으로 발생한 차익에 대해 한국에 세금을 납부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호텔롯데를 사실상 일본 자본이 지배하고 있다는 지적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라며 "내년까지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려면 면세점 재입찰 통과는 물론이고 반 롯데 정서가 불거질 수 있는 부분들을 확실히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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