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그룹 오너3세인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이 대신증권 주식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하락한 상황에서 주식 매입을 통해 지분률을 높이는 한편 실적 부진과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사태로 어려운 대신증권의 책임경영을 강화한다는 의지도 내보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양 사장은 3월 한 달 동안 31억 원 정도를 들여 의결권이 있는 대신증권 보통주 35만8930주를 매입했다.
최근 22거래일 가운데 19거래일에 걸쳐 꾸준히 주식을 사들였다.
이는 양 사장이 1월과 2월에 대신증권 주식을 매입한 수량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에 앞서 양 사장은 대신증권 주식을 1월에 10만347주, 2월에 4만 주를 각각 사들였다.
양 사장은 4월에도 주식을 꾸준히 매입해 보통주 기준 지분율을 2019년 말 기준 7.83%에서 6일 기준 8.89%까지 높였다.
코로나19 여파로 대신증권 주가가 부진하자 양 사장이 지분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주가는 6일 종가 기준 9120원으로 6개월 전보다 28.7% 내렸다. 특히 3월부터 급격한 하락세를 보여 3월23일에는 6690원까지 낮아졌다.
양 사장은 하루에 보통 1만 주 정도였던 매입규모를 3월에 하루 3만 주까지 늘렸다. 주가가 처음 7천 원 아래로 떨어진 3월19일에는 4만8250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3월 양 사장의 대신증권 지분 평균 매입단가는 8621원으로 1월(1만1405원), 2월(9742원)보다 낮은 가격에 대신증권 주식을 확보했다.
대신증권은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낮아 경영권 방어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6일 기준으로 양 사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은 보통주 기준 13.60%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지배기업인 메리츠금융지주 지분을 70% 가까이 들고 있고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2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점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양 사장은 앞으로도 대신증권 주식 매입에 꾸준히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이 실적 부진과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가운데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주주가치를 높인다는 의지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2019년 별도기준으로 순이익 879억 원을 거둬 2018년보다 23.4% 감소했다. 자기자본이 1조 원이 넘는 증권사 가운데 순이익이 줄어든 곳은 대신증권과 유안타증권 뿐이다.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던 만큼 올해 실적 개선이 절실하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1분기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50% 넘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전망이 밝지 않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증권사 이익 성장을 이끌어왔던 투자금융(IB)부문과 트레이딩부문 등의 부진으로 증권사들의 2020년 1분기 실적은 매우 부진할 것”이라며 “2분기에도 실적이 빠르게 정상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바라봤다.
대신증권은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사태로 법적 분쟁에 휘말리면서 신뢰성을 회복해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피해를 입은 일부 투자자들은 3월27일과 1일에 대신증권 등을 추가 고소했다. 라임자산운용 사태 피해자들은 3월 기자회견 열고 양 사장의 퇴진과 피해보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양 사장의 지분 매입은 개인적 판단이기 때문에 구체적 내용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