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걸 LF 대표이사 회장이 오프라인에서는 해외 패션 브랜드를, 온라인에서는 기존 LF 브랜드사업을 확대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패션사업의 실적 개선을 꾀한다.
국내 패션시장의 성장 정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해외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를 들여와 오프라인에서 10~20대 초반의 새로운 고객층을 유입하고 기존 브랜드들은 온라인사업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 구본걸 LF 대표이사 회장.
6일 LF에 따르면 미국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챔피온’의 첫 번째 매장이 5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에 문을 연다. LF는 기존에 ‘헤지스’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던 매장을 챔피온 매장으로 바꿨다.
LF는 챔피온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큰 매출을 기대하기보다는 새로운 고객층을 유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대표 브랜드인 헤지스 등이 30~40대 고객층이 많은 브랜드인 만큼 챔피온 등 유스패션 브랜드로 약점인 밀레니얼세대 고객을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LF 관계자는 “코엑스몰은 젊은 세대가 많이 모이는 장소로 상징성이 있고 브랜드 노출도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며 “챔피온과 던스트 브랜드로 LF에 비어 있던 고객층인 10~20대 고객들을 집중 공략해 고객부문의 포트폴리오도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최근 미국 신발 브랜드 ‘탐스’의 국내 판권도 확보했다.
탐스는 신발 한 켤레를 사면 한 켤레를 기부하는 ‘원포원’ 마케팅으로 유명한 만큼 ‘가치소비’를 중요시하는 밀레니얼세대 공략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LF는 자체 신발 편집숍인 ‘라움에디션’을 통해 탐스 브랜드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라움에디션 매장에서 탐스 2020년 봄여름시즌 제품을 선보이고 4월 중순까지 롯데백화점 잠실점 에비뉴엘에서 팝업매장도 운영한다. 라움에디션은 전국에 오프라인 매장 25곳을 운영하고 있다.
구 회장은 오프라인사업에서 10~20대 고객 유치에 힘쓰는 한편 온라인으로의 체질 전환에도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
구 회장은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도 “국내외 시장 변화에 따른 대응력을 갖추고 유통 채널별 효율성을 극대화해 안정적 성장기반을 확보하겠다”며 “수익성과 성장 잠재력이 큰 온라인과 모바일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해 온라인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LF 회사 인력의 30%를 IT인력으로 채웠고 LF 기존 패션 브랜드들의 온라인사업도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LF는 질바이질스튜어트, 질스튜어트뉴욕의 유스 브랜드 ‘JSNY’, 액세서리 브랜드 ‘HSD’, 남성 캐주얼 브랜드 ‘일꼬르소’ 등을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운영하고 있는 데 더해 최근 여성복 브랜드 앳코너를 온라인 중심 브랜드로 재단장했다.
LF 관계자는 “오프라인매장을 운영하면 구색을 갖춰 물건을 모두 채워둬야 하지만 온라인 브랜드들은 필요한 것만 만들면 돼 수익성 등 부분에서 좋은 점이 있다”며 “앳코너는 최근 온라인 중심 브랜드로 변경해 올해 봄여름시즌에 신제품 40여 개를 내놨는데 이번 신제품의 25%는 출시 1~2주 만에 초도물량이 모두 팔려나가 재생산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LF 패션사업의 포트폴리오가 내수에 바탕하고 있는 만큼 온라인 채널로 확장하는 데 지속적으로 힘을 실어왔다.
현재 LF는 패션사업부문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 매출비중이 30%에 이르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사업이 더욱 무게가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구 회장이 유통채널 전략 변화를 통해 체질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국내 패션사업에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LF는 2017년 이후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9년에는 매출도 소폭 감소했다. LF는 2019년 별도기준으로 매출 1조4052억 원, 영업이익 904억 원을 냈다. 2018년보다 매출은 0.7%, 영업이익은 18.4% 줄어들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