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매직 인수전이 뜨겁다. 무려 8개사가 맞붙었다. 그동안 유력 후보로 꼽혔던 교원그룹은 불참했다. 누가 동양매직을 가져갈 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
|
|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1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동양매직에 대한 본입찰을 지난 30일 마감한 결과 현대백화점그룹, 쿠쿠전자, KG그룹 등 모두 8개사가 참여했다. 일본의 주방가전업체 팔로마, 금융인프라회사인 나이스그룹, 디스플레이 자동화설비 업체 SFA도 도전장을 던졌다. 시모펀드 한앤컴퍼니, 이스트브릿지도 인수전에 나섰다.
동양매직 경영권을 노리는 기업들은 투자회수를 목적으로 한 재무적 투자자들과 동맹을 맺고 본입찰에 참여했다. 현대홈쇼핑과 컨소시엄을 같이 한 재무적 투자자는 기업은행과 아주아이비투자이다. 또 쿠쿠홈시스는 KTBPE(사모펀드 전문운용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일본의 주방가전회사 팔로마는 글랜우드라는 투자자문회사와 힘을 합쳤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홈쇼핑을 앞세워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현대위가드' 정수기와 렌털사업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현대홈쇼핑과 시너지가 가능하고 향후 성장성이 높은 렌탈사업 모델을 활용해 토탈 라이프케어 회사로 도약할 수 있다고 판단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현대홈쇼핑의 약점은 지나치게 보수적인 가격선정인데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참여로 부담이 줄어든만큼 좀 더 과감히 가격을 쓸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동양매직 매각 때도 참여했다. 규모나 자금력 면에서 가장 큰 기업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KTBPE와 공동인수를 검토할 때도 본입찰에 이름만 앞세웠을 뿐 적극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입찰에서 재무적 투자자와 컨소시엄 구성으로 현대홈쇼핑이 부담해야 하는 자금이 절반으로 줄어 적극적으로 인수에 나설 것이라고 판단된다.
KG그룹의 KG이니시스는 위니아만도를 인수하려 했으나 직원들의 반대로 포기하고 동양매직으로 방향을 틀었다. KG그룹은 2003년 비료회사인 KG케미칼을 시작으로 공격적 M&A를 통해 매출 1조 원 규모의 그룹으로 급성장했다.
|
|
|
▲ 곽재선 KG그룹 회장 |
쿠쿠홈시스도 인수의지가 강하다. 업계는 쿠쿠홈시스의 자금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자금이 있다고 해서 대규모 인수합병을 성공할 수 있다고 보기 힘들다. 중견기업이 대규모 인수합병을 했다가 감당하지 못하고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교원그룹은 지난해 7월 동양매직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지만 가격에 대한 입장차이가 커서 무산됐다. 교원그룹은 예비입찰에 참가했지만 동양매직 외 다른 인수 매물을 알아보면서 인수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는"교원의 경영진과 실무라인은 동양매직 인수에 적극적인 반면 장평순 회장은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국 가스레인지시장에 관심이 많은 팔로마와 우량매물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한앤컴퍼니는 다크호스로 꼽힌다.
동양매직은 국내 렌털정수기업계 3위다. 동양매직은 지난해 3790억 원 매출, 268억 원 영업이익을 냈다. 순자산은 1321억 원이다.
매각 주관사는 본입찰에 참여한 기업과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2일 우선협상자 선정을 위한 심사를 실시한다. 심사기준은 가격요소 80%와 비가격요소 20%다. 우선협상자는 7일 최종 확정 발표된다. 인수가격은 1500억~2500억 원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너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후보자들이 얼마나 가격을 써냈는지가 우선협상자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