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갤럭시S20 도쿄올림픽 에디션. <삼성전자> |
삼성전자가 일본 모바일시장 공략계획을 수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도쿄올림픽이 1년 늦춰지면서 삼성전자의 올림픽 마케팅이 차질을 빚게 됐다.
25일 스마트폰업계의 분석을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올해 일본에서 도쿄올림픽에 따른 스마트폰 수요 확대를 누리기 어려워졌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됐기 때문이다.
24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 1년 연기를 공식발표했다. 이에 따라 2021년 여름 도쿄올림픽이 개최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일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려 했는데 1년 뒤를 겨냥해 다시 전략을 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일본 스마트폰시장에서 한 자릿수 점유율로 3~4위권에 그치고 있다. 애플이 절반 가까운 점유율로 일본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1위인 삼성전자의 위상에 비춰 일본시장 성적표는 초라한 편이다.
도쿄올림픽은 삼성전자에게 반등의 발판이 될 것으로 여겨졌다. 삼성전자는 IOC의 모바일·컴퓨터 분야 공식후원사이기 때문이다.
IOC는 분야별로 한 곳의 기업에만 올림픽을 광고 등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식후원사 지위를 부여한다. 세계에서 14개 공식후원사 중 삼성전자만이 유일한 스마트폰 제조사이기 때문에 올림픽 특수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기대됐다.
삼성전자를 2016년 리우올림픽 때 1만2500대의 갤럭시S7엣지 올림픽 특별판을 참가선수들에게 제공했다. 선수들이 올림픽 내내 갤럭시S7을 사용하는 모습이 세계에 생중계돼 적잖은 홍보효과를 누렸다.
이번에도 삼성전자는 갤럭시S20플러스 도쿄올림픽 특별판을 선보이며 신제품 홍보의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올림픽이 1년 뒤에 열린다 해도 삼성전자의 공식후원사 지위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본 내 시장환경 변화를 고려하면 삼성전자의 대응전략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 중심에는 5G스마트폰이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도쿄올림픽과 맞물린 일본의 5G통신 상용화에 초점을 맞춰 일본시장 공략을 준비해 왔다.
일본시장의 절대 강자인 애플은 아직 5G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미 프리미엄 스마트폰부터 보급형까지 여러 종류의 5G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도쿄올림픽과 5G 스마트폰을 앞세워 일본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여겨진 이유다. 그런데 도쿄올림픽이 2021년 열리게 되면 이미 애플이 5G를 지원하는 아이폰12를 출시한 뒤라 삼성전자가 시장을 파고들 여지가 적어진다.
삼성전자는 2019년 일본 도쿄에 세계 최대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 ‘갤럭시 하라주쿠’를 열고 갤럭시S10, 갤럭시노트10, 갤럭시폴드 등 주력 스마트폰을 잇따라 출시했다. 최신 스마트폰의 체험형 마케팅을 통해 소폭이나마 점유율 반등을 이끌어 냈다.
25일부터 일본에서 정식으로 5G이동통신 서비스가 이뤄지면서 삼성전자도 처음으로 5G스마트폰인 갤럭시S20을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점유율 확대로 자신감을 얻고 올림픽을 앞두고 대대적 마케팅을 진행할 기회를 잡았는데 올림픽 연기로 아쉬움이 남게 됐다.
다만 삼성전자가 그동안 일본에서 마케팅 기회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기에 올림픽 개최가 1년 연기된 일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2019년 일본의 반도체소재 수출규제와 2020년 한국인 입국금지 조치 등 두 나라의 관계가 악화돼 삼성전자가 일본 내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활동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올림픽이 열리면 더더욱 판매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
삼성전자가 1년 동안 전략을 재정비하고 두 나라 관계와 일본 내 경기가 회복된 후에 올림픽 마케팅에 나서는 것이 더욱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