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금융 플랫폼 카카오페이와 토스가 새롭게 뛰어드는 증권업에서 서로 다른 길을 걸어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자산관리에, 토스증권사는 투자중개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면서 기존 증권사와 차별화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카카오페이와 토스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카카오페이증권과 출범 예정인 토스증권사는 경쟁관계에 놓이지는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
토스증권사는 올해 하반기 출범하는데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갖춰 국내 주식 위탁매매 등 투자중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반면 카카오페이증권은 기존 카카오페이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증권계좌를 늘려가며 자산관리 규모를 키우는데 힘을 쏟고 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모바일 트레이딩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며 “주식 위탁매매사업은 장기적 관점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상대적으로 투자에 관심이 적은 사람들을 주요 고객군으로 삼아 기존 증권사와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카카오페이의 간편결제와 간편송금에 사용되는 충전금인 ‘카카오페이머니’를 고객이 개설한 증권계좌로 자동 예탁시켜 펀드상품에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이 최대 연 5% 수준의 예탁금 이용료도 주기 때문에 증권계좌 개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4일 기준으로 20만 개가 넘는 증권계좌가 개설됐다.
이런 방식은 1인당 투자규모가 전통 증권사들의 펀드상품보다 작을 수 있지만 3천만 명 이상의 누적 회원을 확보한 카카오페이 플랫폼의 영향력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국 간편결제를 양분하고 있는 알리페이도 이런 방식으로 ‘위어바오’를 세계 최대 규모의 머니마켓펀드(MMF)로 키웠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위어바오의 운용자산은 300조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마니마켓펀드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등 단기금융상품에 집중투자해 얻는 수익을 투자자에게 신속히 돌려주는 초단기 펀드상품을 말한다.
토스는 간편송금에서 일으켰던 플랫폼 혁신을 주식 위탁매매에서도 재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을 것으로 보인다.
토스는 계좌번호 없이 전화번호만으로 가능한 송금방식을 개발하며 국내 간편송금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식 투자자들이 기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을 사용하면서 겪었던 불편함을 개선한 플랫폼을 개발한다면 경쟁이 치열한 주식 위탁매매시장에서 토스가 성공할 수도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식 위탁매매시장은 거래수수료 무료 마케팅이 업계 전반으로 퍼지며 출혈경쟁이 심각한 곳”이라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토스가 이 시장에 뛰어든다는 것은 기술적 측면에서 새 고객을 끌어들일 자신이 있다는 뜻일 수 있다”고 바라봤다.
토스 관계자도 “1천만 명에 이르는 밀레니얼세대 토스 회원에게 기존 증권사에서 볼 수 없었던 투자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토스증권사가 주식 위탁매매시장에 먼저 뛰어드는 것을 놓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토스증권사는 기술력에 장점이 있지만 자본금이 적기 때문에 증권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주식 위탁매매시장부터 진출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토스 증권사 자본금은 250억 원이다. 카카오페이증권 전신인 바로투자증권(560억 원)과 비교해도 절반 수준으로 증권사 가운데 가장 적은 편에 속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