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가 저유가로 해양부문 프로젝트에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16일 “조선사들의 사업 가운데 국제유가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부문은 해양플랜트”라며 “유가 급락은 해양플랜트의 미래 수요뿐만 아니라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손익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 (왼쪽부터) 권오갑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회장,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
2014년 말 국제유가가 급락하자 조선3사는 2015년 모두 조 단위의 손실을 냈다. 2016년에는 한국조선해양(당시 현대중공업)만이 흑자전환했을 뿐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적자를 이어갔다.
유가 급락으로 해양자원 개발계획의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게 되자 해양플랜트 발주처들이 조선사에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추가 비용의 지불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한 연구원은 “해양플랜트는 특성상 공사 도중 설계변경과 이에 따른 초과비용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현재 조선3사의 해양플랜트 인도기준 수주잔고도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봤다.
다만 이번 유가 급락으로 조선3사가 떠안을 수도 있는 손실이 2015년 당시만큼 크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조선3사의 해양부문 수주잔고가 당시보다 금액과 비중 모두 낮기 때문이다.
조선3사의 해양부문 합산 수주잔고는 1월 말 기준 165억 달러로 전체 수주잔고의 22% 수준이다. 2014년 말에는 합산 해양 수주잔고가 743억 달러로 전체 수주잔고의 54%였다.
유가 낙폭이 2014년 당시보다 작기도 하다.
현재 조선3사의 해양 수주잔고는 국제유가가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50달러대에서 발주된 프로젝트들이다.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13일 배럴당 31.7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반면 2014년 말 조선3사 수주잔고에 남아 있던 프로젝트들은 배럴당 90달러의 고유가에서 발주된 프로젝트들이었다. 당시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배럴당 50달러선까지 떨어졌다.
조선3사 가운데 한국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의존도가 낮은 만큼 손실 규모가 비교적 작을 것으로도 예상됐다.
한국조선해양은 1월 말 기준 해양부문 수주잔고가 전체 수주잔고의 10% 수준이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22%, 41%에 이른다.
한 연구원은 “해양부문에서도 드릴십(심해용 원유시추선)이 유가 변동에 특히 민감하다”며 “한국조선해양은 드릴십 수주잔고가 없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