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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성장동력 삼성메디슨 실적부진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4-04-29 17: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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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메디슨을 인수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실적이 예상치를 훨씬 밑돌고 있다. 미래 신수종사업으로 꼽아 막대한 돈을 들이고 있는 데도 삼성메디슨의 실적이 시들해지는 원인은 무엇일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메디슨을 키우기 위해 어떤 전략을 구상하고 있을까.

  이재용의 성장동력 삼성메디슨 실적부진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메디슨 주주연대 커뮤니티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보여달라는 불만이 올라오고 있다. 의료시장이 매년 성장하고 있지만 삼성메디슨 실적은 오히려 점점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삼성메디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메디슨의 지난해 매출액은 268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매출액보다 100억 원 이상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2억 원으로 전년 대비 4분의 1로 줄었다. 


삼성메디슨은 삼성그룹의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다. 삼성그룹은 2020년까지 의료기기와 헬스케어 사업에 1조2천억 원을 투자해 연매출 1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메디슨은 삼성그룹의 신성장동력이고 이 부회장이 직접 육성의지를 밝힌 곳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은 지난 9일 중국 보아오포럼에서 “삼성이 의료 및 헬스케어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해 많은 연구개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내부에서도 의료기기사업에 강한 의지가 있는 만큼 삼성메디슨에 대한 평가도 매서워지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 1월말 삼성메디슨에 대한 감사에 들어가는 등 경영진단에 착수했다.

◆ ‘관리의 삼성’ 문화에 메디슨 국내 영업인력 이탈


삼성전자는 2011년 2월 의료기기 전문회사 메디슨의 지분 66%을 5천억 원에 사들였다.


인수합병 후 잇단 매출부진에 업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매출부진의 원인으로 인수합병 후 기존 영업인력이 대거 이탈한 원인이 크다고 진단한다.

삼성 특유의 시스템 문화가 벤처신화로 거듭났던 메디슨 문화와 충돌이 일어났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직원들에게 ‘인맥장사’가 아닌 삼성메디슨이라는 브랜드를 앞세우는 전략을 주문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이런 시스템 영업방식은 국내 의료기기시장과 맞지 않았다. 결국 실적이 저조해지자 메디슨 영업인력들의 반발을 사게 됐다.


삼성전자가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여기에 드는 비용도 만만찮게 들어갔다. 삼성메디슨 관계자는 “메디슨을 삼성전자에 통합한 후 삼성전자의 시스템을 기존 조직에 이식하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비용이 있다”며 “통합 초기라 눈에 드러나는 수익성 개선은 없지만 시스템을 정비하고 나면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메디슨은 세계 최초로 ‘3D초음파 진단기’를 개발해 자부심이 대단하다. 이는 특히 산부인과 태아진단 목적으로 많이 쓰인다. 1999년 1억 달러 수출을 달성했고 시가총액도 3조 원에 육박한 벤처신화 기업이다. 그러나 2002년 무리한 사업확장에 부도가 났다. 하지만 초음파진단기 관련 특허만 950개를 확보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국내 1위(33%), 세계 5위(7%)를 차지하고 있다.

  이재용의 성장동력 삼성메디슨 실적부진  
▲ 삼성메디슨 초음파진단기 <출처=홈페이지>

◆ 인수합병 후 ‘숨고르기’ 단계, 평가 아직 이르다


삼성메디슨은 앞으로 국내보다 해외사업에 치중할 전망이다. 이에 삼성전자와 해외 영업망이 겹치는 메디슨 자회사의 매각작업을 실행했다. 또 해외 의료진 마케팅과 의료기기업체 M&A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려는 작업도 한창이다.


매출이 부진하다는 부정적 여론에 대해 아직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는 의료시장의 특성상 최소 3년 이상의 장기투자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한 외국계기업 관계자는 “의료기기는 전자제품, 자동차 등과 다르게 한 순간에 우위를 점할 수 없는 분야”라며 “손에 익은 장비를 선호하는 해외 의료진의 취향을 설득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세계 초음파진단기 시장에 GE, 도시바, 지멘스, 필립스 등 외국계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이들의 시장 점유율만 무려 80%가 넘는다. 삼성메디슨은 불과 7%를 차지한다. 외국 의사들의 손은 이미 이런 외국계기업의 의료기기에 익숙해져 있다. 삼성전자는 이들에게 낯선 ‘삼성 로고’가 박힌 의료기기를 설득하기 위해 막대한 마케팅비용을 투자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또 삼성메디슨의 영업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영업망이 겹치는 지역을 정리했다. 삼성전자와 영업망 시너지를 확대해 삼성메디슨의 수익성을 최대한 빨리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삼성메디슨에 따르면 지난달 종속기업 중 삼성메디슨 브라질 1곳을 매각했다. 또 삼성메디슨 상하이, 아메리카, 이탈리아, 프랑스 4곳을 청산했다. 이로써 삼성메디슨 종속기업은 2012년 11곳이었으나 6곳으로 줄었다.


삼성전자는 해외 의료기기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합병도 지속한다. 삼성전자의 자본으로 유수기업을 인수합병함으로써 연구개발에 드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부분 의료기기 업체들이 M&A를 통해 사업을 확대하는 만큼 좋은 매물이 나오면 언제든 M&A에 나선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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