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올해 출시한 소형SUV를 앞세워 '꼴찌 탈출'을 노린다.
한국GM은 지난해 트래버스와 콜로라도 등 신차 2종을 내놨음에도 국내 완성차5사 가운데 내수 판매순위 5위를 차지했는데 최근 출시한 트레일블레이저가 흥행할 조짐을 보여 큰 기대를 걸고 있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의 트레일블레이저가 소형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시장에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의 넉넉한 몸집을 앞세워 소형과 준중형SUV 수요층을 동시에 공략하는 전략을 펴고 있는데 이 점이 소비자들에 먹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트레일블레이저는 1월16일 사전예약를 시작한 지 이틀만에 예약대수 1천 대를 넘겼는데 업계에서는 2월 들어 2천 대를 돌파했을 것으로 바라본다.
소형 SUV시장 강자로 자리매김한 기아자동차의 셀토스에는 못 미치는 성적이지만 1월 판매량을 기준으로 한국GM의 차종 가운데 1천 대 넘게 팔린 차량이 경차인 스파크 단 1종뿐이라는 점에서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GM에 남다른 의미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GM 관계자는 “판매대수 관련 정보는 공개할 수 없지만 트레일블레이저의 초반 반응은 좋다”고 말했다.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의 초반 '돌풍'이 무척이나 반가울 것으로 보인다. 판매량 반등의 희망을 품게 됐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시장의 흐름을 살펴보면 소위 ‘잘 나가는’ 차량을 1종만 둬도 연간 판매실적을 개선하는 게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레일블레이저가 지금처럼만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어간다면 한국GM의 연간 판매량은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2017년과 2018년 내수판매에서 고전하며 2년 연속 꼴찌를 차지했는데 지난해 6월 내놓은 중형SUV QM6가 대흥행한 덕분에 한국GM을 제치고 판매순위 4위에 올라섰다.
쌍용자동차는 단촐한 차량 라인업에도 소형SUV 티볼리가 꾸준히 좋은 실적을 낸 덕분에 2017년과 2018년 내수 판매에서 3위자리를 굳건히 했다.
반면 한국GM은 지난해 GM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하면서 회사가 출범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내수시장에서 ‘꼴찌’라는 굴욕을 안았다. 지난해 대형SUV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 등 신차 2종을 줄줄이 내놨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GM으로서는 더욱 뼈아팠다.
한국GM은 경차 스파크를 빼곤 판매를 이끌 주력 차종을 두지 않았던 만큼 두 차량을 ‘반전카드’로 만들려 했으나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는 각각 842대, 1261대 팔리는 데 그쳤다. 두 차량의 판매량을 더해도 지난해 한국GM 내수 판매량의 3%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때문에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만큼은 흥행에 성공해야한다는 절박감에서 마케팅이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의 사전예약에서 흥행을 지속하기 위해 판매시점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진다. 소비자들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출고시점도 최대한 서둘렀다.
대개 자동차기업들은 사전예약을 시작하고 빨라도 2주 뒤에야 판매를 시작하는데 한국GM은 1월16일 트레일블레이저를 처음 공개하고 11영업일 만에 판매를 시작했다.
트레일블레이저 홍보를 위해 UFC 선수인 정찬성씨를 홍보대사로 선정하기도 했다. 한국GM은 8월까지 정찬성씨와 함께 마케팅활동을 펼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