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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 제조업'의 마지막 보루, 동부대우전자 날갯짓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5-08-02 10:5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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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기 제조업'의 마지막 보루, 동부대우전자 날갯짓  
▲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왼쪽)과 최진균 동부대우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최진균 동부대우전자 부회장이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최근 국내와 해외가 의사결정을 빨리 하고 모든 업무 과정을 공유할 수 있는 통합 IT 인프라를 구축했다.

최 부회장은 제품 로고에 해외에서 브랜드 파워가 높은 ‘대우’만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 모두 해외에서 동부대우전자의 승부를 걸기 위한 토대를 다지는 것이다.

최 부회장은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표준모델을 생산하고 각 지역별로 현지화하는 '글로벌 플랫폼 전략'을 쓰고 있는데 최근 멕시코에서 냉장고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르는 등 성과도 거두고 있다.

동부대우전자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에게 마지막 제조업 계열사의 자존심이다.

김 회장은 동부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제철 건설 반도체 등 거의 모든 제조 계열사를 포기했다.

최 부회장은 삼성전자 가전제품 분야에서 26년 경험을 쌓은 삼성맨이다. 최 부회장이 김준기 회장의 자존심을 살려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동부대우전자, 해외시장 공략 박차

2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동부전자는 최근 글로벌 IT인프라 통합 시스템인 ‘글로벌 프로핏 시스템”을 구축하고 실행에 들어갔다.

동부대우전자의 통합시스템은 국내 본사와 해외법인이 통합된 시스템 아래 놓여 빠른 의사소통으로 생산 관리와 영업 등 모든 업무를 처리한다.

전규태 동부대우전자 상무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시스템 간소화와 효율화를 이뤄냈다”며 “연간 10억 원 이상의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동부대우전자는 이번 통합을 위해 1년 정도의 기획기간과 6개 월 정도의 안정화 작업을 거쳤다. 해외법인 운영 효율화를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 온 것이다.

최진균 동부대우전자 부회장은 국내보다 해외 신흥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앞세워 동부대우전자의 활로를 찾고 있다.

최 부회장은 최근 해외시장에서 브랜드 강화를 위해 제품 로고에 ‘대우’라는 이름만 사용하기로 했다.

이는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대우일렉트로닉스의 브랜드를 강조하는 것으로 해외공략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동부대우전자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80%를 해외에서 거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가전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구매력이 높은 시장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가전 판매에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반면 동부대우전자는 남미와 중동지역 등 신흥시장과 중저가형 가전제품으로 틈새를 공략하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김준기 제조업'의 마지막 보루, 동부대우전자 날갯짓  
▲ 최진균 동부대우전자 대표가 동부인재개발원에서 '글로벌 워크숍'을 열고 특강하고 있다.

◆ 최진균, 동부대우전자의 미래를 신흥시장에 걸다


최진균 부회장은 지난해 5월 동부전자를 맡은 뒤 공격적 경영으로 동부대우전자를 상승궤도에 올려놓았다.

최 부회장은 취임 이후 “동부대우전자의 미래는 신흥시장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최 부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인도네시아와 이집트에 각각 동남아와 아프리카 영업총괄법인을 설립하고 신흥시장 개발에 나섰다.

최 부회장은 최근 ‘2015 글로벌 컨퍼런스’ 전략회의를 열고 세계시장 공략을 위한 영업 및 마케팅 전략을 논의했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이 컨퍼런스를 계기로 해외 현지인 영업책임자를 동부대우전자 본사에 초대해 현지 맞춤 마케팅전략과 영업방식을 본사와 같이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동부대우전자는 현재 세계에 생산법인 4곳과 판매법인 11곳, 20개 지사와 지점으로 이루어진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글로벌 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 부회장은 취임 뒤 멕시코를 두 번이나 방문해 현지 백화점과 유통업체 관계자들을 만나며 동부대우전자 제품판매를 위해 직접 영업에 나섰다.

◆ 최진균의 현지화 전략, ‘글로벌 플랫폼’

최 부회장은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맞춤형 현지화 전략인 ‘글로벌 플랫폼’을 내세우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은 세계의 모든 시설에서 생산할 수 있는 표준모델을 생산한 뒤 이를 각 시장의 특성에 맞는 파생모델로 출시하는 전략을 말한다.

글로벌 플랫폼 전략은 하나의 모델을 여러 시장에 판매하는 것보다 국가별로 시장상황과 선호도에 따라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이는 여러 모델을 판매하기 위해 들어가는 연구개발비용 등의 투자도 줄일 수 있다.

  '김준기 제조업'의 마지막 보루, 동부대우전자 날갯짓  
▲ 동부대우전자가 남미지역에서 신제품 출시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동부대우전자를 세계시장에서 고품질의 실용가전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글로벌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

최 부회장의 이런 노력은 조금씩 성과를 거두고 있다.

동부대우전자는 최근 주력시장인 멕시코에서 냉장고 시장점유율 31%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동부대우전자가 국내외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부대우전자는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멕시코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증가한 16만 대의 냉장고를 판매했다.

동부대우전자는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멕시코 현지 은행으로부터 최근 295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받아 신제품 개발 등을 위한 투자금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멕시코는 인구가 1억2천만 명에 GDP가 1만 달러 이상인 시장으로 글로벌 가전업체들이 앞다퉈 진출에 공을 들이는 곳이다.

최 부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플랫폼 전략의 첫 성과인 셈이다.

동부대우전자는 멕시코에서 글로벌 플랫폼 냉장고를 출시하며 화려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현지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춰 냉장고 문에 멕시코의 국화인 다알리아 문양을 입혔다.

동부대우전자는 멕시코에 물 재활용 세탁기와 ‘셰프 멕시카노 전자레인지’ 등 현지시장에 맞춘 제품들을 선보이며 판매를 늘렸다.

장세훈 동부대우전자 멕시코법인장은 “글로벌 플랫폼을 기반으로 현지인의 입맛에 맞춘 제품을 확대할 것”이라며 “향후 프리미엄과 대형가전으로도 라인업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동부대우전자는 곧 글로벌 플랫폼으로 생산된 세탁기 제품을 중동과 유럽에도 현지화해 출시하려고 한다.

최 부회장은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세계 각지의 동부대우전자 생산공장도 재편하고 있다.

동부대우전자는 중국공장에서 수요가 높은 소형제품 위주로, 국내공장에서 대형과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생산체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동부대우전자의 멕시코 공장에서 남미시장에 특화한 제품을 생산한다.

  '김준기 제조업'의 마지막 보루, 동부대우전자 날갯짓  
▲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광주의 동부대우전자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 김준기의 마지막 기대 이뤄질까

동부대우전자는 김 회장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김 회장은 제조업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 왔다. 김 회장은 대학 재학 중이던 1968년 미국 전자업계 우수인재 유치단의 일원으로 미국 전자업계를 돌아보며 국력의 차이를 깨닫고 사업가의 길을 걷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회장이 구축한 동부그룹 제조 계열사들은 동부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산조각이 났다. 김 회장의 모태기업인 동부건설을 비롯해 거의 모든 제조 계열사가 김 회장의 손을 떠났거나 떠나고 있다.

동부대우전자는 김 회장에게 남은 마지막 제조 계열사다.

김 회장은 동부대우전자가 앞으로 꾸준히 성장해 동부그룹 제조 계열사의 부활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대우전자는 지난해 매출 1587억 원, 영업이익 140억 원을 냈다. 전년보다 매출은 7.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79.5% 증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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