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학 기자 jhyoon@businesspost.co.kr2019-12-03 17: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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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정부의 사우디아라비아 인프라(기반사업) 수주지원을 등에 업고 해외사업에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보면 정부가 건설업계의 해외수주 실적을 만회할 기회를 만들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주지원단을 파견하는 등 지원에 힘써 건설업계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급격히 줄어든 해외수주 실적을 만회할 수 있는 반전의 기회를 만들고자 수주지원단을 급파했다”며 “특히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입찰하고 있는 총 28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프로젝트 수주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다수의 사업을 진행해 사우디아라비아 건설시장 확대에 수주 경쟁력이 높은 기업으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1976년 주베일 산업항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쿠라이스 가스처리시설 공사 등 다양한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젝트에 참여해 왔다.
2019년 상반기에도 3조2천억 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마르잔 가스플랜트 프로젝트 가운데 6번, 12번 패키지를 따내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07년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디젤수소처리시설(DHT)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 뒤 사우디아라비아 사토프가 발주한 주베일 정유플랜트 등 대형 프로젝트를 연이어 수주했다.
2017년과 2018년 해외수주 증가를 바탕으로 관련 인력을 지속해서 충원하는 등 해외사업 확대에 힘쓰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아람코의 우나이자 가스저장시설 프로젝트에 계약의향서(LOI)를 획득한 상황으로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수주 기대감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은 2020년 해외수주 성장이 가장 기대되는 기업”이라며 “2조 원 규모의 사우디 우나이자 가스저장시설 프로젝트 등 계약의향서를 획득해 2020년 상반기 계약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은 2020년 예정된 35억 달러 규모의 사우디 자푸라 가스프로젝트 입찰에도 참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정부의 이번 방문으로 수주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2일 기준 국내 건설사의 2019년 누적 해외수주액은 179억9708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줄었다. 연내 예정된 수주액을 포함해도 약 300억 달러로 예상된다.
정부는 국내 건설사들이 2015년 461억 달러를 달성한 이후로 해외수주 회복이 더뎌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수주 확대에 박차를 가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 누적 수주액 1위인 사우디아라비아는 2019년 발주예산이 10월 기준으로 총 118억 달러에 이르러 연초 예상보다 4배 이상 증가하는 등 건설시장을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어 해외수주 실적 개선에 주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에도 중동 주요국 발주비중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의 발주비중이 높을 것”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 석유기업인 아람코가 12월 상장을 추진하며 조달된 자금으로 미뤄왔던 대규모 인프라사업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돼 중동 공사수행 경험이 있는 국내 대형건설사의 수주 및 실적 확보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건설업계는 중동지역 발주 특성상 저유가가 지속되면 점차 축소되거나 취소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전망에 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저유가와 중동지역 정세불안 등으로 발주 자체가 줄고 있어 수주상황을 지속해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국토부에 따르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3일부터 6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우리기업의 인프라 프로젝트 수주 지원과 국토교통 분야에서 정부 사이 협력을 강화한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총재, 경제기획부 장관, 교통부 장관, 주택부 장관 등과 면담을 통해 현재 입찰에 참여하고 있거나 앞으로 발주예정인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에 관한 우리 기업들의 참여방안을 논의한다.
김현미 장관은 “사우디와의 고위급 협력은 우리나라의 해외건설 수주 반등을 위해 마련한 계기”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건설 분야에 관한 협력을 공고히 하고 공항 운영관리 등 새로운 협력모델도 발굴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