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범 남양유업 대표이사가 중장년층 전용 제품으로 성인 영양식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014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서며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라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하다.
24일 유가공업계에 따르면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국내 우유와 유제품의 전체적 수요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지만 기능성제품에 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액티브 시니어’라고 불리는 중장년층은 건강에 관한 높은 관심을 바탕으로 식품 등 다양한 분야의 제품들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면서 새로운 고객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란 체력과 경제력을 갖추고 퇴직 뒤에도 사회적으로 왕성한 소비활동과 문화활동을 하는 중장년층을 뜻한다.
이 대표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성인 영양식시장에서 자리 잡기 위해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남양유업은 시니어사회에 대비해 고령친화식품 개발에 공을 들인 가운데 올해 9월 ‘중장년 전용우유 하루근력’을 내놨다. 그 뒤 2개월 만에 ‘하루근력’ 분말형 스틱제품도 선보이며 제품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남양유업은 제품의 이름부터 ‘중장년 전용’이라는 단어를 내걸면서 새로운 시장에서 새로운 고객들에게 하루근력 브랜드의 ‘눈도장’을 찍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국민건강 영양조사 등을 통해 한국 시니어층의 식생활 패턴을 분석하는 한편 하루근력 제품이 한국통합의학회 근감소증연구회와 함께 개발해 영양학적으로 전문성을 갖춘 기능성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홍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 대표에게 성인 영양식시장은 단순한 사업 다각화를 넘어선 의미를 지닐 것으로 보인다.
유가공업계가 전체적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남양유업의 실적 하락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경쟁사인 매일유업, 서울우유와 비교해도 남양유업은 상황이 좋지 않다.
남양유업은 올해 3분기 매출 2552억 원, 영업손실 8억 원을 냈다. 2018년 3분기보다 매출은 9.3% 줄었고 영업이익은 30억 원가량 줄며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으로 보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무려 81.6% 급감했다.
남양유업은 2019년 3분기 기준 매출의 53%를 우유류제품에서 거두고 있다. 분유류와 기타제품은 각각 20.9%, 26.1%를 차지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18년 국내 식품산업 현황’을 보면 우유류 생산실적은 2018년 2조4232억 원으로 2017년보다 6.4% 줄어들었다. 발효유류와 가공유류도 각각 20% 이상 감소했다.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데 잠재력이 큰 시니어시장은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한국은 만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약 15%에 이르는 고령사회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1960년대에 52세에 불과했으나 의학의 발달로 50여년 만에 80세를 넘어섰다.
하나금융투자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국 실버푸드시장 규모는 약 14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2012년 이후 6년 동안 한 해 평균 14%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남양유업은 그동안 시니어사회를 대비해 고령친화식품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시니어시장에 대한 관심과 연구개발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