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이 자회사인 풀무원식품에 투자했던 사모펀드에게 투자금을 돌려줬다. 풀무원식품의 상장이 해외 자회사의 실적부진으로 연기됐기 때문이다.
증시 관계자들은 풀무원식품이 언제 상장할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열쇠는 풀무원식품 해외 자회사의 실적개선 시기다. 풀무원식품 해외 자회사들은 내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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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승우 풀무원 대표이사 사장. |
풀무원은 15일 풀무원식품 220만2096주를 유상소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감자비율은 34.04%이며 감자 전 646만9143이던 발행주식은 감자 뒤 426만7047주로 줄어든다.
풀무원은 "SIH로부터 1주가 5천 원인 풀무원식품 보통주식을 1주당 6만7294원으로 양도받아 소각한다"고 밝혔다.
풀무원식품의 자본금도 323억4571만5천 원에서 213억3523억5천 원으로 줄었다.
홍콩계 사모펀드인 SIH(스텔라인베스트홀딩스)는 풀무원식품의 우선주 136만 주 가량(지분 24.2%)를 보유하고 있었다. SIH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자회사다.
풀무원식품은 지난 10일 SIH의 요구에 따라 SIH가 보유한 우선주 136만3045주를 전환비율 1.6 정도를 적용해 220만2096주의 보통주로 전환했다.
풀무원은 풀무원식품의 감자에 대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풀무원식품의 상장이 연기되면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2011년 풀무원식품에 투자했던 금액을 회수한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풀무원식품은 상장되면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투자받은 1천억 원을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풀무원식품의 상장이 연기되면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투자금을 갚게 된 것이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2011년 풀무원식품이 발행하는 전환우선주를 인수했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풀무원식품에 투자하면서 풀무원식품이 상장하면 자금을 회수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풀무원은 풀무원식품을 올해 안에 상장하겠다고 밝혔으나 지난 5월 상장을 보류했다. 풀무원식품의 미국법인을 비롯한 해외 자회사의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풀무원은 풀무원식품의 향후 상장시기에 대해 구체적 계획을 잡아 놓고 있지 않다.
풀무원식품 관계자는 "2016년이면 해외사업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어 해외사업이 안정화할 때까지 상장이 연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풀무원식품의 중국사업은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풀무원식품의 베이징법인은 여전히 영업적자를 내고 있지만 매출은 2011년 17억 원에서 2014년 69억 원으로꾸준히 늘고 있다.
양형모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풀무원식품의 중국법인 매출이 매년 80~90% 성장하고 있다"며 "중국인들에게 건강한 식품이라는 인식만 자리잡는다면 성장세는 더 가팔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승우 풀무원 대표이사는 지난 3월 주총에서 "올해 미국법인을 턴어라운드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