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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롯데그룹의 면세점사업 1위의 위상이 흔들리게 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5년 동안 1위로 달려 왔던 면세점사업을 어떻게 수성할지 주목된다.
관세청은 10일 대기업군 서울 시내면세점 대상자로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를 선정했다. 이 면세점들은 5년동안 서울 시내면세점을 운영할 특허권을 얻게 됐다.
국내 면세점시장은 호텔롯데가 지배해 왔다. 국내 면세점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호텔롯데가 52%, 호텔신라가 31%을 점유하고 있다.
이번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서 호텔신라가 승리하면서 앞으로 면세점시장의 판도는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진출을 통해 면세점사업의 성장에 날개를 달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를 통해 제주에 이어 서울에서 시내면세점사업을 확장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발판을 마련했다.
신 회장은 오는 9월 열리는 기존 면세사업 재입찰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 신동빈, 면세점 1위 어떻게 수성하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앞으로 서울 시내면세점에서 신라면세점과 치열한 주도권 싸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롯데그룹은 이번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초반부터 ‘독과점 논란’ 때문에 예상후보에서 멀어져 있었다.
신 회장조차 이번 면세점 특허신청과 관련해 임직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려 별다른 유치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면세점은 “이번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 최선을 다했으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롯데면세점이 제시한 중소기업과 함께 운영하는 복합면세타운은 국내 면세사업의 새로운 지향점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면세점시장에서 롯데면세점의 비중은 압도적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기준으로 52%, 호텔신라는 31%를 차지했다. 나머지 17%는 한화그룹과 신세계그룹, 한국관광공사가 나눠 점유했다.
서울 시내면세점시장의 경우 롯데면세점의 위상이 압도적이다. 롯데면세점이 서울 시내면세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5%에 이른다. 신라면세점과 두 배 이상 격차가 벌어져 있다.
신 회장은 9월에 만료되는 롯데면세점 본점과 월드타워점을 사수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관세법이 개정되면서 면세점 특허기간이 10년에서 5년으로 줄어들어 후속사업자 선정이 이뤄진다.
롯데면세점 본점은 지난해에만 매출 1조9700억 원을 올렸다. 이는 서울 시내면세점 총 매출의 45%를 차지한다. 이 '황금알'을 롯데면세점이 잃게 될 경우 타격은 엄청나다. 월드타워점 역시 제2롯데월드로 중국인 관광객들을 꾸준히 끌어모으기 위해 없으면 안 될 곳이다.
면세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례를 봤을 때 기존 운영사업자가 다시 후보사업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하지만 유일한 경쟁업체인 호텔신라가 이번에 면세사업권을 따면서 호텔롯데가 9월 입찰을 반드시 따내야 하는 부담감이 더욱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이 앞으로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면세점의 해외사업을 확장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 회장은 9일 열린 롯데그룹 사장단회의에서 “변화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선제적 대응능력을 키워달라”며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핵심사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부진, 신라면세점을 양강으로 만드나
이 사장은 서울 시내면세점을 따내면서 롯데면세점의 독주에 제동을 걸고 면세점시장을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양강으로 재편할 기회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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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지난달 30일 중국 최대 여행사인 CTS 최고 경영진과 회동을 갖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
이 사장은 면세점 입찰에 참여한 대기업 7곳의 오너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전면에 나섰다.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과 관련된 활동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시내면세점을 따내는 데 총력전을 펼쳤다.
이 사장은 9일 면세점 입찰 프레젠테이션 당일에도 임원진들을 격려하기 위해 오너 가운데 유일하게 현장을 방문했다. 이 사장은 “면세점사업에 되면 다 여러분 덕이고 떨어지면 내 탓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임원진들을 격려했다.
호텔롯데는 서울에만 롯데면세점 본점과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3곳을 운영하며 사실상 서울 시내면세점시장을 독점했다.
이 사장은 신라면세점을 서울 중구에서 운영하고 있지만 롯데면세점에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에 용산에 최대 규모의 면세점을 세울 수 있게 되면서 롯데면세점 아성에 도전하고 나아가 역전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특히 이 사장은 이번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서 승리하면서 경영능력과 리더십을 대내외적으로 다시 인정받는 성과도 거뒀다.
◆ 김승연, 여의도 ‘터줏대감’으로 급부상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이번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전에서 승리하면서 한화그룹 서비스부문을 확대할 수 있는 강력한 발판을 구축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시내면세점에 도전한 데는 김 회장의 판단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1월 신년사에서 “유통 등 서비스사업 분야에서 어려운 시장환경을 딛고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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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한화갤러리아는 제주공항 면세점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 면세점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품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4월 제주면세점을 개장한 첫 해에 흑자로 돌려세우며 국내 면세사업자 가운데 최단기간에 흑자를 내는 기록을 세웠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을 따내면서 63빌딩은 새로운 한류관광의 중심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됐다.
한화그룹은 63빌딩에 2천억 원을 투자해 63빌딩 아쿠아리움 등 내부시설을 새단장하기로 했다. 면세점 4층에 국내 면세점 가운데 유일하게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테라스 공간도 조성하기로 했다.
한화갤러리아 기업가치도 급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영화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화갤러리아가 입찰에 성공하면 내년 매출이 올해보다 442.0% 늘고 영업이익은 132.8% 늘 것”이라며 “한화갤러리아의 주가상승 여력은 272.0%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