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20년 넘게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이라는 ‘한 우물’을 판 노하우를 새 게임 플랫폼에 담는다.
모바일게임도 이용자들의 소통을 강화해 게임 몰입도와 게임 체류시간을 늘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25일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4분기 출시를 예정해둔 ‘리니지2M’을 시작으로 게임 플랫폼 ‘퍼플’에 게임들을 올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퍼플은 모바일게임을 컴퓨터에서 구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임플랫폼이다.
그러나 엔씨소프트가 준비 중인 기능들을 살펴보면 엔씨소프트는 게임기기들을 연동하는 데 그치지 않고 퍼플을 커뮤니티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퍼플 이용자는 게임에 접속하지 않았을 때도 동료 이용자들과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다. 최대 1만 명까지 참가가 가능한 단체 메시지방도 만들 수 있으며 ‘혈맹’(게임 내 동맹 단체)를 묶은 방도 생성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퍼플로 동료 이용자들에게 게임 안에서 이룬 성과를 자랑할 수 있으며 달력 기능을 이용해 게임 일정 등을 공유할 수도 있다.
이 밖에 퍼플을 사용하면 이용자는 다른 이용자가 게임하는 화면을 받아보면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용자가 단순히 ‘보는 게임’으로 다른 이용자의 게임화면을 시청하다가 게임에 합류할 수 있는 기능도 준비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이런 기능들을 제공하는 데는 모바일로 내놓는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들의 약점을 보완하려는 목적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김택헌 엔씨소프트 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는 퍼플을 소개하면서 “즐거운 게임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을 연결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개발진은 이용자들이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을 즐기면서도 게임 속에서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 것이다.
실제 컴퓨터로 대규모 다중접속 게임을 하던 시절 이용자들은 게임을 하겠다는 뚜렷한 목적을 두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게임에 몰입하는 정도가 높았고 다른 이용자들과 소통을 하면서 게임을 즐겼다.
그러나 게임이 모바일환경으로 옮겨오면서 대규모 다중접속 게임들은 이런 특징을 잃었다. 이용자들은 자투리시간을 활용해 게임에 접속하며 조작도 자동으로 돌리는 탓에 몰입도가 낮다.
▲ 김택헌 엔씨소프트 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 |
‘솔로잉’이라는 말도 생겼다. 대규모 다중접속게임을 하면서도 동료 이용자를 구하지 않고 혼자서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다.
게임회사에 이런 현상은 접속량 및 체류시간 감소, 매출 하락을 의미한다.
엔씨소프트는 퍼플을 통해 이용자들이 과거처럼 컴퓨터로 게임을 구동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모바일게임에서도 소통 기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현호 엔씨소프트 플랫폼사업센터장은 “게임을 할 때 소통이 중요하다”며 “새 기능들이 대규모 다중접속 게임과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