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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동민 NH농협생명보험 대표 |
카드사에 이어 보험사까지 개인정보가 털렸다. 농협생명의 고객정보 35만 건이 외주업체 직원에 의해 유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농협생명은 그동안 이 사실을 숨기고 있다가 3개월 만에 금융감독원의 현장점검을 통해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진행한 농협생명 경영실태평가 현장점검에서 농협생명의 고객정보 35만 건이 외주업체 직원에게 유출된 사실을 발견했다고 16일 밝혔다. 농협은 "자체 점검을 통해 유출된 정보를 삭제한 만큼 제 3자에게 유출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농협생명은 지난 1월 자체 점검을 통해 외주업체 직원들의 개인 노트북에 35만 건의 고객 개인정보가 저장된 사실을 발견했지만 금감원에 이를 보고하지 않았다. 농협생명은 외주업체 직원에게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주민등록번호 등의 고객정보를 제공하면서 테스트용으로 변환해서 가공한 자료가 아닌 실제 자료를 제공했다.
농협생명은 자체 점검을 통해 유출된 정보를 삭제한 만큼 제3자에게 유출될 가능성은 없다고 해명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개인노트북의 USB와 이메일 등 외부유출 경로를 모두 차단했고, 자체점검 기간 중 개인노트북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모두 삭제했다"며 "외주업체 직원들도 개인정보를 외부에 유출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협생명이 자체점검을 하기 전에 외주업체 직원이 개인 노트북을 외부로 반출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외부 유출이 없었다는 외주업체 직원의 진술만으로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농협생명의 경영실태평가 점검에서 개인정보 관리부실 검사로 전환하는 한편 현재까지 파악한 내용을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과 협업해 사실관계 및 범죄혐의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검사반을 꾸려 17일부터 개인정보 관리부실 검사에 착수한다.
농협금융지주는 이 사실을 15일 저녁에야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금융지주는 금감원 검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를 엄중 문책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협카드에 이어 이번에 농협생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까지 겹쳐 농협금융지주 전반에 대한 불신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생명은 총자산은 지난해 8월 기준으로 45조7040억 원이다. 삼성, 한화, 교보생명의 뒤를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나동민 농협생명 대표이사는 경기고와 한국외대 법학을 졸업하고 2002년 한국개발연구원 금융경제팀장, 재경부 금융발전심의위원회를 거쳐 2009년부터 농협생명 대표이사를 맡아 3연임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