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주거구역 단위) 재건축사업의 방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은 법원이 최근 관리처분계획 총회결의 무효 판결을 내리면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놓였는데 현대건설은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이 표류하면 실적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19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은 현대건설이 지금껏 진행했거나 앞으로 진행할 국내 재건축사업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현대건설은 2017년 9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조합과 2조6400억 원에 도급계약을 맺었다.
현대건설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국내사업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힐스테이트 리버시티’보다 1조 원 이상 많다.
해외사업을 합쳐도 3조8천억 원 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사업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은 사업기간까지 고려하면 아랍에미리트 원전 사업보다 현대건설의 한 해 매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대건설은 아랍에미리트 원전 사업을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진행하지만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은 착공 뒤 34개월 안에 마무리할 계획을 세웠다.
사업규모가 크고 기간이 짧다는 것은 건설사가 그만큼 많은 공사 실적을 한 해 매출로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현대건설은 더군다나 공동사업 시행방식으로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공동사업 시행방식은 조합과 시공사가 함께 사업을 시행하는 형태로 시공사는 재건축사업의 이익과 손해를 조합과 공유하는 만큼 도급사업 외에 추가 이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현대건설이 3년 동안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을 진행한다고 단순 가정하면 한 해에 9천억 원 가량의 매출을 더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2018년 별도기준으로 매출 10조 원을 올렸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이 늦어지면 현대건설 역시 별도기준 매출의 10분의 1을 더할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미뤄지는 셈이다.
현대건설은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이 없으면 당장 내년부터 매출 확대가 어려울 수도 있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은 애초 10월 이주를 시작해 1년 동안 이주와 철거를 마무리하고 내년 하반기면 착공에 들어가 현대건설 매출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업계는 현대건설이 2020년과 2021년에도 매년 매출을 수천억 원씩 늘리며 외형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1년에 매출 9천억 원을 더할 수 있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이 뒤로 밀리면 2020년과 2021년 매출이 역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사업 매출이 이연될 가능성은 있지만 현대건설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시간적 여유를 지니고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사업의 진행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는 16일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조합 일부 조합원이 조합을 상대로 낸 ‘관리처분계획 총회결의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관리처분계획이 이대로 취소된다면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은 장기간 표류될 것으로 보인다.
조합은 2017년 말 재건축초과 이익환수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사업에 속도를 냈다.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다시 받으면 재건축초과 환수제가 적용된다는 점이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조합 측이 법적 다툼을 선택한다 해도 항소와 상고에 최소 2년가량이 걸리는 만큼 사업은 당분간 멈춰설 가능성이 크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은 서울 서초구 구반포역과 신반포역 인근의 오래된 아파트 단지를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5388세대 규모의 새 단지로 바꾸는 사업이다.
현대건설은 2017년 9월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접전 끝에 GS건설을 꺾고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을 따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