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가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로 가동이 중단된 생산공장의 활용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인보사의 법적 최종결론이 날 때까지 충주 공장을 위탁생산(CMO) 공장 등으로 전환 운영해 수익 창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일 코오롱생명과학에 따르면 인보사 품목취소 처분으로 가동을 중단한 충주 공장을 활용하기 위해 위탁생산을 포함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인보사 품목허가를 신청하기에 앞서 2014년 7월 충주 공장 부지에 인보사 생산공장을 세웠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공장의 연간 생산량을 1만 도즈(1회 접종분)에서 10만 도즈로 늘리기 위해 800억 원을 투입하는 공장 증설작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보사의 품목허가를 취소하면서 충주 공장은 가동을 멈췄고 생산직 직원들은 유급휴가를 주고 있다.
이 대표는 법원에서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처분의 최종결론이 내려질 때까지 충주 공장을 줄기세포 치료제 등 위탁생산 공장으로 활용해 수익을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위탁생산은 생산역량이나 경영 효율화를 노리는 바이오제약회사의 원료물질이나 의약품을 수주 받아 제품을 대신 생산해주는 것을 말한다. 현재 위탁생산을 하고 있는 대표적 회사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이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벌이고 있는 인보사 관련 소송이 대법원까지 이어지면 최소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소송결과를 기다리며 지속해서 고정비가 지출되는 공장을 가동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은 코오롱생명과학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세포치료제 개발 바이오업체들이 위탁생산과 관련해 충주 공장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보사 생산을 위해 최신설비를 갖춘 충주 공장을 줄기세포 치료제 등을 위탁생산하는 시설로 전환해 가동한다면 고정비 문제가 해소되는 것과 동시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 대표가 바이오의약품 수주를 꾸준히 유치한다면 인보사 소송의 결과와 상관없이 충주 공장을 위탁생산을 위한 전용공장으로 활용도 가능하다.
이찬근 인천대학교 교수는 6월 국회에서 열린 바이오산업 육성 토론회에서 “위탁생산산업이 바이오의약품시장에선 위상이 높다”며 “다국적 제약사들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신약은 자체 생산하고 있으나 기존 블록버스터 품목은 위탁생산에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세계 의약품 위탁생산시장은 2016년 788억1천만 달러(약 94조 원) 수준에서 2020년에는 1087억 달러(130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줄기세포 치료제의 국내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첨단바이오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코오롱생명과학이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들의 치료제 생산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인보사 생산공장에서 위탁생산을 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으나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