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결제회사 다날이 중국 텐센트와 손을 잡았다. 3억명 이상의 텐센트 회원들이 한국 온라인 쇼핑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해주기로 했다. 다날에게 호재인데도 시장의 평가는 박하다. 적자 자회사들의 부담이 만만치 않은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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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병우 다날 대표이사 |
15일 다날에 따르면 최병우 다날 대표이사는 지난달 24일 중국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와 국가간 결제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텐센트와 제휴를 통해 다날은 중국 고객들이 텐센트의 온라인 결제시스템인 텐페이를 통해 한국 온라인 쇼핑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해준다. 텐페이는 중국 내 3억 명 이상의 이용자가 사용하는 텐센트의 온라인 결제 서비스이다.
다날의 한 관계자는 “텐센트의 온라인 결제서비스인 텐페이를 통한 국내 온라인 쇼핑시장이 본격화되면 시장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국내 오픈마켓의 중국진출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 온라인 쇼핑시장은 지난해 40% 이상 급성장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중국 온라인 쇼핑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32.4% 성장한 426조 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전망이 최 대표가 텐센트와 제휴를 추진하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최근 종영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엄청난 일기몰이를 하면서 중국 소비자들이 국내 온라인 쇼핑시장에 대거 유입되고 있다. 다날은 텐페이의 결제시스템과 연계해 중국 소비자가 국내 온라인 쇼핑을 이용할 때 위안화로 직접 결제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한류열풍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업체보다 발 빠르게 초기 소비자를 유입시켜 고정 고객으로 잡겠다는 전략이다.
텐센트는 전 세계 인터넷 기업 중 시가총액 순위 4위인 초대형 기업이다. 텐페이뿐 아니라 ‘QQ’와 ‘위챗’ 등의 메신저 서비스를 통해 6억 명의 가입자도 보유하고 있다. 다날은 텐센트 메신저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대대적 이벤트와 마케팅을 전개해 결제 서비스 이용자들을 선점하겠단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런 호재에도 불구하고 다날에 대한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전문가들은 다날이 올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본다. 다날은 지난해 1181억 원의 매출과 4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겨우 2억 원에 불과했다. 증권업계는 다날이 1분기에 22억 원의 순손실을 내고 올해 5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날의 계열사들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점이 원인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다날의 계열사와 지분을 보유한 회사들이 적자 상황에 있는데 그 규모가 줄고 있지 않다”며 “다날이 새로운 사업을 통해 흑자전환하는 시기는 내년 이후나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선 적자를 내고 있는 해외법인의 흑자전환과 적자 자회사의 처분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날의 종속회사인 DANAL INC와 다날게임즈의 경우 적자 폭은 감소추세지만 올해 안에 흑자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날의 미국법인인 DANAL INC는 지난해 44억2861만 원의 순손실을 냈다. 온라인 게임 개발을 담당하는 다날게임즈의 순손실 규모는 23억3259만 원이었다. 두 회사는 2012년에도 각각 55억8873만 원과 37억5740만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유상증자로 다날의 종속회사에서 벗어난 다날엔터테인먼트의 부진도 다날의 실적에 악재로 작용한다. 다날은 다날엔터테인먼트 지분 44.94%를 보유하고 있다. 다날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63억9868만 원의 순손실을 냈다. 다날엔터테인먼트의 부진 역시 종속회사들의 실적 악화가 원인이다. 다날엔터테인먼트의 커피 프랜차이즈인 달콤은 지난해 17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다날은 올해 중국 텐센트와 제휴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날 관계자는 “올해 426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온라인 쇼핑 시장의 10%만 공략해도 42조 원”이라며 “국가 간 결제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중국 소비자들이 국내에 유입돼 매출이 더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날은 휴대폰을 이용한 전자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현재 KG모빌리언스와 함께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다날이 제공하는 결제 서비스는 편리하다는 장점으로 매년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다. 지난해 휴대폰 결제시장 규모는 결제액 기준으로 3조6800억 원에 육박했다. 다날은 미국에도 진출해 버라이존(Verizon)과 AT&T, 스프린트(Sprint), T모바일(T-Mobile) 등 미국 4대 메이저 이동통신사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일한 기업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