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에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이야기를 다룬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이 흥행하고 있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흥행을 두고 스파이더맨 영화팬들과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 팬들 모두 즐거워하면서도 한편으로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예고편 갈무리 장면.
스파이더맨 영화팬들은 ‘톰 홀랜드 스파이더맨’을 마블스튜디오의 세계관인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단 한 번 밖에 남지 않았다고 안타까워 한다.
열혈 관객들은 마블스튜디오가 톰 홀랜드 스파이더맨을 계속해서 쓰기 위해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 미리 포석을 깔아뒀다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1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은 전날까지 관객 540만 명을 모았다. 이번 주말에 누적 관객 수 600만 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은 7월2일 개봉 뒤 2주 동안 날마다 관객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위인 ‘알라딘’의 누적 관객수(11일 기준 954만 명)를 빠르게 따라잡고 있으며 10일 개봉해 하루 관객 수 3위까지 오른 ‘기방도령’보다 하루 관객 수가 5배 많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은 기존 스파이더맨 시리즈 관객 수도 이미 제쳤다.
앤드류 가필드가 스파이더맨을 연기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012년)은 485만 명,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2014년)는 416만 명으로 막을 내렸다. 토비 맥과이어가 출연한 원조 ‘스파이더맨’ 1~3편을 관람한 인원은 각각 113만 명, 237만 명, 494만 명이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과 ‘스파이더맨: 홈커밍’(2017년, 726만 명) 등 이번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인기를 끄는 데는 마블스튜디오의 솜씨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마블스튜디오는 소니픽쳐스가 제작한 과거 스파이더맨 영화들의 분위기에서 벗어났다. 톰 홀랜드가 연기하는 스파이더맨은 밝고 유쾌하다. 예를 들면 영화에 숙부가 사망하는 사건을 삭제해 침울함을 걷어냈다.
피터 파커는 더 이상 세상의 짐을 짊어진 성인이 아니고 16살 소년다.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 아니라 ‘친숙한 이웃 스파이더맨’으로 남길 바란다. 영화에서 숙모는 젊은 이미지로 탈바꿈하고 스파이더맨을 돕는 ‘해피’와 러브라인을 형성한다.
마블스튜디오는 이처럼 스파이더맨에 변화를 줘 인기를 끌어올렸지만 정작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으로 수익은 전혀 내지 못한다.
스파이더맨 영화 판권을 소니픽쳐스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블스튜디오는 1990년대 파산 직전까지 몰리자 지식재산권 판권을 여러 영화사에 팔았다.
마블스튜디오는 톰 홀랜드와 모두 6편의 영화를 두고 계약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톰 홀랜드는 이번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 이어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와 '스파이더맨: 홈커밍',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엔드게임’ 등 5편에 출연했다.
이제 스파이더맨 단독영화 한 편만 남은 것으로 예상되면서 팬들은 벌써부터 아쉬워하고 있는 것이다.
관객들은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에서 톰 홀랜드가 연기하는 스파이더맨을 계속해서 볼 수 있을까?
소니픽쳐스와 마블스튜디오 사이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제쳐 놓고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내용만 보면 마블스튜디오는 욕심을 내는 것으로 보인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서 스파이더맨이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죽은 ‘아이언맨’을 이을 영웅으로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블스튜디오는 영화 자체로 매출을 내지 못한다 하더라도 영화가 흥행함에 따라 스파이더맨 지식재산권을 사용한 물품과 게임 저작권 등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만큼 스파이더맨을 계속해서 활용할 이유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